" 나눔은 사회를 아름답게 한다"

박상혁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2025-04-06     정완영 기자
▲ 박상혁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희망2025나눔캠페인’에서 목표액 100도를 훌쩍 넘는 성과를 거두며 나눔 온도 148도를 기록했다. 전국 최고 수준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한 박상혁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만나 나눔에 대한 철학과 전국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 나눔 문화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2022년 9월 1일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 취임해 2년 반 정도 지났다. 전국 최고 나눔 온도를 달성해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취임 이후, 지역연계모금 뿐 아니라 기업모금 활성화에도 노력했다. 연중 모금액이 2021년 39억 원대에서 2024년 50억원 대까지 모금이 늘었다. 제가 기업인이다 보니, 지역 기업 기부 참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연중 모금액의 54%가 법인 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모아진 성금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힘쓰고 있다.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로 2023년 전국 S지회로 최우수 지회가 됐다. 이 모든 것이 세종 시민들의 정성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희망2025나눔캠페인’ 실적이 148도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모금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캠페인은 대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로 모금에 어려움이 컸다. 정치적 어수성함과  기업의 경제적인 어려움, 경기침체에 따른 국민 경제까지 타격을 입는 등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몇 안되는 직원들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각오로 캠페인을 마칠 때까지 묵묵하게 집중했다.

이렇게 ‘희망2025나눔캠페인’ 세종시의 실적은 20억 4000만원 목표에 30억 2800만원을 모금하게 됐다.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고 보람 있었던 점이 있었다면?

비결이라면 아무래도 세종이 작고 인적 네크워크가 잘 구축되어 성장하고 있었기에 연말 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저조하다는 소식을 듣고 너도나도 십시일반 참여해 주신 덕이 크다. 

고사리손의 아이들, 꼬깃꼬깃 접어서 참여해 주신 어르신들, 어렵지만 한 푼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고 참여해 주신 소상공인, 성금 지원을 통해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배분 기관 이용자 및 임직원, 그리고 기업체 대표님들도 어려운 가운데 참여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가장 힘든 점은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기업의 대표님께 기부를 제안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기업인으로서 평소 친하던 기업 대표들이 지난해 유독 저를 피했던 것 같은 느낌이들었다.

매출이 좋고 경기가 좋으면 빈말이라도 통 크게 기부한다고 호언장담하던 분들이었는데…. 하지만 이번 캠페인 때는 처진 어깨를 보면서 기부를 요청드리는 게 더욱더 큰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더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보람된 점은 세종시 모금이 저조하다는 소식을 듣고 기부에 참여해 주신 것이다. 또한 단골식당에 가면 이웃돕기 성금을 준비했다가 전해줄 때는 힘이 나서 한 곳이라도 더 방문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도 했다.

- 십시일반 모아진 소중한 성금이라고 생각된다. 2024년 모금 및 배분 현황은 어떻게 되나?  

 지난해 연중 모금은 52억 원으로 모금 목표에서 4000만 원을 더 모아 100.9%로 간신히 목표를 달성했다. 지역사회에 배분한 금액은 60억 2000만원으로 중앙회 지원을 받아 모아진 성금보다 많은 금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하루하루 의식주를 걱정하는 우리 이웃에게 긴급생계비와 식료품 지원을, 희망찬 봄바람과 함께 하루속히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립 지원사업을 펼쳤다. 또 더운 여름에는 써큘레이터와 추위에는 이불을 지원해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폭염, 혹한과 같은 기후변화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이웃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탑차 1대와 경차 2대, 승합차 10대 등 13대를 사회복지기관에 전달해 이동약자 및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착한아이 나눔캠페인'을 전개한다. 어떤 내용인가?

 ‘착한아이 나눔캠페인’은 현재 세종에서만 하는 나눔캠페인이다. 세종의 특징은 젊은 도시로 아동인구 비율이 높고 출산율이 또한 가장 높은 도시로 여성과 아동이 살기 편한 도시로 많이 알려져 있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장과 세종시 모금활성화를 위해 협의하다가 나온 캠페인으로, 김 회장은 세종시 탄생 때부터 알고 계셔서 많은 고견을 주셨다.

‘착한아이 나눔캠페인’은 △착한아이 생애 첫 기부 △착한아이 기념일 기부 △착한아이 나눔리더 등 3개 프로그램으로, 매월 3만 원 이상 정기기부와 30만 원 이상 기부 시 착한아이 인증패를 전달해 주고 있다.

생애 첫 기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기부의 경우 생애 첫 기부 타이틀을 선물해 주고 기념일 기부는 아이의 입학, 졸업, 100일, 돌기념 등 기념일에 맞춰 기부에 참여하면 된다. 착한아이 나눔리더는 현재 성인들도 진행하는 나눔리더 캠페인, 1년에 100만원의 성금을 일시 또는 약정해 기부하는 프로그램인데, 세종은 아이들이 참여한 나눔리더 회원이 많았다. 이 장점을 살려 착한아이 나눔리더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 영남지역에서 산불이 크게 났다. 세종모금회는 어떤 도움을 준비하고 있나?

 이번 영남 산불은 많은 희생자와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 역대급 산불 피해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3월 24일부터 영남 산불 특별모금을 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오는 4월 30일까지 모금해 실의에 빠져 있는 산불 피해 이재민들에게 소중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힘을 보태겠다.

- 노인이나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부족할 것 같은데, 보완할 점이 있다면?

어느 한 분야 넉넉한 곳은 없다. 아동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지역사회 이렇게 크게 5개 분야로 배분 사업을 나눈다. 

세종시는 도농복합도시로 면 단위는 취약계층 노인인구가 많고, 아동여성친화도시로 아동과 여성 취약계층도 많은 편이다. 장애인과 지역사회 필요한 곳도 많아서 부족하지 않게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해소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읍면동에 구축해 자체적으로 모금과 필요한 복지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모금과 배분시스템 구축이 잘 되어 있다. 주민들이 취약계층과 사각지대 발굴, 지역사회 필요한 복지사업을 통해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대상자에게 지원이 이뤄지고 노인, 아동청소년, 여성, 장애인 복지 기관, 단체들이 좀 더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1차 지원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 회복과  직업 교육, 그리고 돌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완점은 이러한 2차 지원을 위한 비용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아직 세종지역이 모금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성장성이 큰 지역이다. 정부세종청사가 세종에 자리 잡은지 시간이 꽤 지났다. 정부세종청사와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기부참여 문화가 이러한 복지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간 많은 기부자들을 만났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부자가 있는지?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뜻깊은 것은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나눔철학을 배운 것이다. 동전을 모아 기부한 아이들부터 고액의 성금을 기부해 주신 기업체 대표까지 그분들의 나눔철학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희망으로 키우고 있다.

세종시 소정면에 거주하는 수급자분도 생활이 어려운 시절 안과 질환으로 실명의 위기에 놓였는데, 사랑의열매 긴급 의료비 지원을 받아 수술해 두 눈 중에 한쪽은 실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다행히 한쪽 눈으로 잘 살고 계신다. 그분이 성금 500만 원을 기탁하며 "도와주신 성금 덕에 실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며 다시 기부해 주셨을 때 나눔의 선순환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애터미 박한길 회장과 도경희 부회장님께서 세종 오플러스에 가입해 주시고 ‘2025나눔캠페인’에 도 부회장님께서 10억 원 기부해 주셨다. 세종시 이웃돕기 상황이 너무 어렵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도움을 주셨는데, 모금 목표 달성에 큰 기적의 선물이 됐다.

- 회장님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신 것으로 알고 있다. 남다른 나눔 철학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2019년 세종 14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고액기부자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 문제를 위해 고민하고 함께 활동하다 보니 어느새 세종모금회 회장이 되어 있었다. 

저의 나눔철학은 '나눔은 사회를 아름답게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각박하고 어렵다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고 사랑하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나눔은 선순환을 하고 행복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기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이번 ‘희망2025나눔캠페인’처럼 나눔이 전파되고 십시일반 사람들의 힘이 모이면 '기적'을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수고하셨다'는 의미다. 그 드라마에 ‘같이 가라! 같이 가! 같이 가면 백리 길도 십리된다’는 제주도 속담이 나온다. 

사랑의열매는 많은 시민들이 기부해 주셔서 운영되고, 어려운 이웃들, 그리고 사회복지 현장과 소통하며 더불어 함께 해야만 생명력이 부여된다.

이런 열매 가족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저의 바람이다. 그렇게 행복한 나무에 사랑의열매가 주렁, 주렁 달리길 또 그 열매가 또 다른 행복의 열매로 나눔을 많이 퍼져나가게 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눔의 선순환이 더 필요한 때이다. 지금 함께 있는 이들과 차 한잔, 밥 한 끼, 마음을 나누고 다정한 말 한마디에 위로를 나누는 우리 세종이 되면 좋겠다. 그 사랑으로 모두가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길 바란다. 

나보다 이웃을 위해 늘 사랑을 나누는 세종 시민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담 백운석 편집국장
정리·사진 정완영 세종본부장


박상혁 회장 프로필

1962년 충남 청양 출생
세종첨단산업단지(주) 대표이사
세종벤처밸리산업단지(주) 대표이사
세종아소사이어티 14호(전국2182호) 회원 가입
세종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세종시상공회의소 부회장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