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①] ‘학교급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학부모 참여 급식 모니터링, 투명성 높이는 ‘대전동명중학교’

2025-05-22     남수현 기자
▲ 지난달 29일 강소영 동명중학교 영양사가 학부모들에게 식재료 및 오늘의 급식 관련해 설명드리고 있다.

[충청신문=대전] 남수현 기자 = “아이들의 식사 한 끼가 교육이 되고, 환경이 된다.”

일상이 된 햄버거 한 개, 삼겹살 한 점이 지구 온난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식탁’이라는 사실이 꽤 흥미롭다. 식품을 생산하고 가공·유통하는 전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제 ‘지구를 살리는 식습관’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가 내일의 지구를 결정한다.

학교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 바른 식습관을 배우고,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삶을 실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현장. 그 안에서 한 끼 식사가 곧 수업이 되는 특별한 경험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신문은 대전시교육청과 함께 ‘지속가능한 급식’을 실천하는 학교 현장을 찾아간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건강한 급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학부모와 함께 움직이는 학교, 대전 동명중학교다. <편집자 주>

▲ 지난달 29일 동명중학교 학생이 급식을 맛있게 먹고 있다.

◆ “급식실은 또 하나의 교실입니다”

동명중학교는 학교급식을 ‘교육의 연장선’으로 보고,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급식 모니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검수부터 조리, 배식, 위생에 이르기까지 급식 전 과정에 학부모가 직접 참여해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

학교 측은 검수 시 납품된 식재료 품질과 유통기한, 위생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며, 시식과 위생 점검 등을 통해 식단 운영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급식 모니터링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식생활관과 조리실의 위생 상태를 세심히 점검하는 한편, 학생들이 급식실 내에서 질서를 지키며 바르게 식사하는 모습도 중요한 관찰 항목으로 삼는다. 이들은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급식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며 신뢰를 더욱 높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점검과 관심은 급식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밥을 먹는 모습에는 감사, 질서, 배려와 같은 삶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조리원과 영양사 등 급식실 관계자 모두는 그 공간이 또 하나의 교실임을 자각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매일 정성껏 식단을 준비하고 있다.

▲ 지난달 29일 동명중학교 급식 사진.

◆ “급식, 집밥보다 더 맛있어요”

동명중학교의 급식은 단순히 ‘잘 차린 한 끼’가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고려한 영양 균형은 물론, 유기농·친환경 식재료 사용과 제철 식단 구성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3학년 학부모 운영위원장 김선혜 씨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급식이었는데, 지금은 집밥보다도 더 믿음이 간다”며 “고기, 채소, 단백질 균형도 잘 맞추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했다.

간식도 마찬가지다. 시중에 흔한 과자나 음료 대신, 손수 만든 간식과 과일, 유제품 등을 제공해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특식이나 메뉴를 잘 반영해줘서 급식이 ‘기대되는 시간’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 지난달 29일 동명중학교 학생들이 급식을 배식받고 있다.

◆ “오늘은 대파치즈불고기가 최고였어요!”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1학년 1반 유철민 군은 “급식은 대부분 다 맛있는데, 오늘 나온 대파치즈불고기는 특히 인상 깊었다”며 “친구들도 다들 급식을 좋아해서, 주전부리보다 급식을 챙겨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반 김태연 양은 “김치찌개가 정말 맛있었다. 항상 기대되는 급식시간이다"고 했고, 3반 송성찬 군은 “와플이 제일 맛있었고, 아쉬운 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식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절 있게 인사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에서 더 큰 교육 효과를 느낀다”고 했다.

◆ “잔반 줄이고, 나트륨 줄이고… 식습관 바꿔요”

동명중학교는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바른 식습관 형성과 건강한 환경 만들기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나트륨·당 저감화 식단 △잔반 없는 날 △영양상담 프로그램 △식생활 교육지 배포 △급식 예절 지도 등이 있다.

조리원들은 “학생들이 배식받으면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맛있어요'라고 말해주면 정말 뿌듯하다”며 “그런 작은 말 한마디에 더 좋은 급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  지난달 29일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단이 급식을 깨끗이 비운 모습이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신뢰와 미래를 위한 식탁 교육”

동명중학교 급식 만족도 비결은 조리실 밖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체계적인 식재료 검수와 위생 점검이 그 핵심이다. 검수 시 신선도, 유통기한, 포장 상태뿐 아니라, 검수 도구 사용법과 저장 온도까지 철저한 기준을 지켜 안전한 급식을 만든다.

또한, 학부모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식품 창고, 조리 도구 위생, 배식대 상태까지 꼼꼼히 점검하며 신뢰를 더한다.

동명중학교는 학생들의 식습관 개선과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식사 예절 교육’도 급식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학부모들은 급식을 통해 아이들이 배려와 감사, 공동체의 의미를 배우는 점에 큰 만족감을 보인다.

한 끼 식사가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가치를 배우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강소영 영양교사는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은 단순한 참관이 아니라 학교급식의 전 과정을 공유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는 가치 있는 활동”이라며 “작은 관심과 참여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김준호 교감은 “급식 모니터링은 학교 급식의 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급식 운영 전반에 대한 투명성을 제공해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교육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