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 끝내고 이젠 민생·통합이 답이다”
충청인 8인의 새 정부에 대한 바람
2025-06-05 남수현 기자
[충청신문=대전] 특별취재반 = 제21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국민의 선택을 받은 새 정부가 출범했다. 이제는 통합의 시간이다. 갈라진 민심과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는 새 대통령에게 엄중한 과제를 던진다. 충청권 유권자들 역시 새로운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치에 대한 실망 속에서도,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하나로 모아 달라’는 간절한 바람은 공통된 목소리였다. 대전·세종·충남북 등 충청인들의 새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윤선미(20대 여·대전 유성구 온천1동)= 대통령 선거 토론 영상을 보고 주변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떠나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지조가 있고 자신이 뜻하는 바를 잘 이뤄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장년층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주거문제나 취업 문제 등을 꼼꼼히 챙겨 앞으로의 30~40년을 설계할 수 있게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다겸(50대 여·대전 서구 복수동)= 우리나라는 공산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법치주의가 확실히 지켜져야 하고, 언론의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서로 눈치를 보며 말을 못 하는 분위기가 생겨 국민 입장에서 마음이 좋지 않다.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소신껏 투표할 수 있는 사회로 변화하면 좋겠다. 서로 의견이 충돌할 때 상대방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오명숙(70대 여·대전 서구 월평동)= 국민이 이렇게까지 힘들게 사는 나라도 드문 것 같다. 살림은 팍팍하고,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다. 답답하고 불안한 날들의 연속이다. 이젠 정말 좀 편안해졌으면 한다. 그런만큼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젠 정쟁을 멈추고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는 정부가 됐으면 한다. 매번 새정부가 출범할 때 갖는 설렘이 현실로 실현됐으면 한다.
◇강민서(30대 여·대전 중구 선화동)=지난 대선 때도 '청년'을 외쳤던 후보들의 이름은 기억나는데 그 뒤의 정치는 기억에 안 남는다. 취업, 주거, 부채 등 청년이란 단어는 많이 들리는데 정책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정작 청년은 빠져 있다. 조건이 까다롭거나 실효성이 없거나 형식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청년을 홍보용 슬로건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중심 주체로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다음 대통령은 청년의 현실을 수치가 아니라 '삶'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란다.
◇배상민(40대 남·대전 중구 용두동)=이번 대선은 '희망'보다 '절박함'이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돌봄 공백 때문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도 장애인 가족의 현실은 정치권에 거의 비치지 않는 것 같다. 복지란 건 결국 시스템이다. 한 사람에게 무언가 해 주는 게 아니라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를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국민'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이번에는 뭔가 달라졌으면 좋겠다.
◇오진태(50대 남·대전 중구 대사동)=직업이 택배 기사라 하루 12시간 넘게 일한다.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명절에도 똑같다. 하지만 이 사회는 몸으로 일하는 걸 '단순노동'이라면서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루에 수백 개 박스를 나르고도 먹고 살기 빠듯하다. 대통령이 정말 국민의 삶을 이해한다면 책상 위 정치가 아니라 바닥에서 굴러가는 현실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시간 단축이나 안전 장비 지원 같은 문제가 더는 나중 순위로 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동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에 공정은 없다. 다음 대통령은 우리가 흘리는 땀이 헛되지 않게 해 줬으면 좋겠다.
◇김희주 씨(60대 여·충북 청주시 흥덕구) = 겸업 주부로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을 국민 스스로 뽑은 기억이 새롭다. 직선제 이후 내 한 표로 국민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돼 좋았다. 이번 21대 대선에서 '정직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공약만 내놓고 돌아서서 거짓말을 하고 지키는 둥 마는 둥 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 본다.정치권이 개개인의 이익을 쫓기보다 대의를 생각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을 돕고 싶다는 꿈과 함께 새정부가 청년층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화용(50대 남·충북 청주시 중소기업인) = 화합과 단결로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한때는 정치인을 꿈꾸기도 했으나 기존 정치인들의 모습에 회의를 느껴 정치를 포기하고 지금은 중소기업을 성실히 이끌며 경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중소 사업자들은 낭떠러지 끝에 서있다. 이제는 여, 야, 좌, 우를 막론하고 국민을 위해 화합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소외당하는 사람들 없이 모두가 잘사는 살기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