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월 14일, 생명을 잇는 헌혈자의 날

성낙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

2025-06-12     충청신문
▲ 성낙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
매년 6월은 혈액원장으로서 특히 각별한 의미를 갖는 달이다. 바로 전세계가 헌혈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세계 헌혈자의 날(World Blood Donor Day)이 6월 14일이기 때문이다. 헌혈을 통해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실천을 기리는 이 뜻깊은 날을 맞아, 모든 헌혈자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세계 헌혈자의 날은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헌혈자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하기 위해 국제 헌혈 운동 관련 기관(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 국제헌혈자조직연맹, 국제수혈학회)이 2004년에 제정한 날로, ABO 혈액형을 발견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지정됐다.

헌혈은 단순한 기부 행위를 넘어,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생명나눔‘이다. 의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아직까지 혈액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수혈은 오직 자발적인 헌혈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더믹 등으로 인해 헌혈 참여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며 혈액 수급의 어려움을 겪었었다. 우리 지역은 대학병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있기에 안정적인 혈액 공급망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 혈액원은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혈액공급‘이라는 사명을 지키기 위해 헌혈자 한 분 한 분의 참여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다행히도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 덕분에 헌혈 문화는 회복되었고, 이 자리를 빌려 헌혈을 실천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하지만 헌혈은 한 번의 참여로 끝나서는 안된다. 정기적인 헌혈이야 말로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다. 전혈 헌혈은 8주, 성분 헌혈은 2주 간격으로 가능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우리 몸에 큰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헌혈 참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앞으로도 안전하고 편리한 헌혈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헌혈 참여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헌혈자 예우 강화로 생명 나눔의 가치가 더 널리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헌혈은 마음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시간과 용기, 그리고 책임감이 필요한 실천이다. 그 뜻깊은 걸음을 내디뎌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수많은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 진심으로 그 마음을 존중하며, 함께 나누는 이 따뜻한 연대가 더 큰 희망으로 퍼져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