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李대통령 “해수부 부산 이전, 공리적으로 합당”
‘세종 행정수도 완성 역행’ 충청권 반발,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국힘 대전시당 “대선 끝나니 충청 토사구팽…타 지역과 이간질” 비판
2025-07-03 최일 기자
[충청신문] 최일 기자 = 취임 한 달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세종청사에 자리한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옮기는 공약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추진하는 것과 관련 “해수부 이전은 공리적(公利的)으로 합당하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이자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세종에서 부처를 빼내는 행태에 대한 충청권의 반발을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로 몰았다.
이 같은 발언은 해수부 이전에 대한 충청권의 반대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드려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부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수도권에서 멀면 멀수록 심각하다. 충청지역은 수도권에서 출퇴근도 하고, 호남·영남·강원·경북보단 낫다”며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을 대전·세종·충남으로 옮겼는데, 사실 부산이 해수부가 있기엔 적정하다. 부산으로 옮기는 데 대해 ‘절대 안 돼. 다 가질 거야, 우리가’라고 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 대전·세종·충남도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이전의 혜택을 받았는데, 그보다 더 어려운 지역으로 옮기는 것 갖고 ‘다 내가 가질 거야’라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건설과 직결된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선 “구체적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한 단계다. 지역 균형발전에 2차 공공기관 이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건 관련 부처가 정비되면 계획을 수립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우주항공청 소재지인 사천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경남권 주장에 대해선 “우주항공청 관련 연구기관을 한쪽으로 몰자는 건 참 어려운 문제다. 어느 게 합당한지 머리를 싸매보도록 하겠다. 결국 선택은 어느 시점에 해야 한다”며 이전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대선이 끝나니 충청은 토사구팽인가? 충청은 이용당한 것인가?’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충청인에 대한 노골적 배신을 선언했다. 대선 당시 ‘세종시를 진정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외치더니, 이제 와서 ‘충청은 이미 혜택을 봤다’며 손가락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이 끝나자마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 충청권을 손절하고 있다. 무언가를 받았으니 ‘입 닫으라’는 것인가”라며 “이 대통령은 ‘호남·영남·강원보다 충청이 낫다’며 충청을 기득권으로 몰아 다른 지역과 이간질했다. 이런 행태야말로 구시대적 정치 술수”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충청 민심은 공정한 행정수도 완성과 균형 있는 국정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왜 충청만 이기적이냐’라는 식으로 비하하는 건 560만 충청인을 향한 모욕이며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