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드레스의 원조, 대전 ‘오븐브라더스’

[기획 연재]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

2025-07-03     김미영 기자
오븐브라더스 외관 (사진=김해인 기자)
오븐브라더스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7월의 첫 화요일, 짧은 장마가 물러나자 여름은 기다렸다는 듯 열기를 쏟아냈다. 오후 1시의 햇살은 숨을 몰아쉬게 할 만큼 강렬했고, 잠깐의 그늘이 간절한 순간이었다. 그 무더위를 뚫고 기자는 대전 중구 목동, 빨간 벽돌 외벽이 단정하게 반짝이는 디저트 샵 ‘오븐브라더스’를 찾았다.

고전적인 유럽풍 외관과 프랑스 마을의 디저트 부티크를 연상케 하는 내부는 화이트와 올리브그린의 조화, 클래식한 조명과 빈티지 가구가 만들어내는 아늑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는다. 입구 벽면에 걸린 제과 수료증과 메달은 이곳이 단순히 예쁜 가게를 넘어, 프랑스 정통 제과의 깊이를 지닌 곳임을 짐작케 한다.

이곳의 특별함은 브랜드에 깃든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오븐브라더스는 세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정성에서 시작된 공간이다. AOP 등급의 프랑스 버터, 100% 아몬드가루, 살균 계란, 프랑스 밀가루 등 엄선된 재료로 만든 디저트에는 ‘꿈꾸는 것들이 모두 이뤄지는 세상’이라는 따뜻한 철학이 녹아 있다.

빵순이 기자가 맛본 다양한 디저트들 (사진=김해인 기자)

◎ 베이커리 대표 빵, 이렇게 맛봤어요!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오븐브라더스의 시그니처 티케이크 ‘덩드레스’. 프랑스어로 ‘부드럽다’는 뜻을 지닌 이 디저트는 프랑스 전통 아몬드 케이크로, 프랑스 밀가루와 아몬드 가루, 버터 등으로 만들어진 묵직하면서도 촉촉한 질감이 특징이다. 기자가 맛본 ‘덩드레스 무화과’는 통째로 들어간 무화과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며, 자연스러운 단맛과 촉촉한 시트가 조화를 이뤘다.

‘구겔호프’는 섬세한 반전의 맛이 인상적인 디저트였다. 구겔호프의 진가는 세로로 잘라 먹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 그래야만 겉의 바삭한 설탕층과 속의 촉촉한 시트를 동시에 입안에 담을 수 있다. 투박한 외형과 달리, 오렌지 시럽이 은은하게 스며든 시트는 상큼한 첫맛으로 시작해 은근한 단맛으로 마무리된다.

프랑스식 에그타르트 달인으로 선정된 오븐브라더스 (사진=김해인 기자)

빵순이 기자의 픽은 단연 ‘에그타르트’. 방송에도 소개될 만큼 입소문이 자자한 에그타르트는 한 입 베어물면 도톰한 페이스트리의 바삭함과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의 조화가 입안을 사로잡는다. 계란 특유의 향은 살리고, 비릿함은 완전히 잡아내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속이 가득 찬 푸딩 같은 필링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들고, 겉면은 살짝 캐러멜라이징 되어 바삭한 식감을 살려준다. 손으로 들고 와구 먹을 때 가장 맛있고, 크기도 꽤 커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예쁘기만 한 디저트를 넘어, ‘맛있는 예쁨’의 정수를 보여주는 메뉴다.

감각적인 선물용 박스 (사진=김해인 기자)

◎ 이런 점이 좋았어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디저트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 깊다. 특히 덩드레스는 상표등록까지 완료된 유일무이한 메뉴로, 브랜드의 철학과 정성이 담긴 핵심 디저트다.

포장 방식도 눈길을 끈다. 빵마다 포장 방식이 조금씩 다르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감각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요청 시 제공되는 선물용 박스는 고급스럽고 세련됐고, 각 디저트는 특성에 맞춰 투명 용기나 단정한 종이 포장 등으로 세심하게 담긴다. 진열된 모습만으로도 위생과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포장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손님용이나 답례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프랑스 디저트가 낯선 손님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디저트 옆에는 짧지만 정성스러운 설명이 붙어 있다. 메뉴판 없이도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보면 어떤 맛인지 가늠할 수 있어, 처음 찾은 이들도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다. 단정한 매장 분위기와 정갈한 디저트 구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이곳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빵 종류 (사진=김해인 기자)
다양한 종류의 덩드레스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의 한마디

오븐브라더스는 단순한 디저트 카페가 아니다. 정성과 스토리, 품질과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더운 날씨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줄, 작지만 든든한 위로가 필요한 날이라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예쁜 빵’과 ‘진짜 맛있는 빵’을 동시에 찾고 있다면, 오븐브라더스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오븐브라더스

◎ 오븐브라더스 가이드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10시
대표 메뉴: 덩드레스(무화과·파인애플·제주한라 등), 에그타르트, 구겔호프
추천 시간: 오전 11시 30분 ~ 정오 / 인기 품목은 오후 2시 이전 품절 가능
주차: 매장 옆 2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