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 정책

박유석 대전과기대 부동산재테크과 교수

2025-07-10     충청신문
▲ 박유석 대전과기대 부동산재테크과 교수
지난 6월 27일, 이재명 정부는 첫 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조건 강화 수준을 넘어 금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총량 규제 성격을 지닌 고강도 금융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는 수도권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급증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의 급격한 확대가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토지거래허가제의 해제,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금융 시스템 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대출을 통한 주택 매입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기존의 조건 완화 또는 예외 허용과는 달리, 정부는 총량 관리라는 방향을 통해 시장 전체에 경고성 신호를 보냈다. 실거주자 중심의 제한적 대출만 허용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사실상 대출이 봉쇄된다.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과 같은 정책금융조차도 공급량이 25% 축소되며,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책 주요 내용은 우선,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50% 축소되며, 수도권 내 주담대는 최대 6억 원 한도로 제한되고 만기도 30년으로 단축됐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도 최대 1억 원으로 축소되었으며, 다주택자는 이마저도 이용할 수 없다.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1주택자 역시 추가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금지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LTV는 기존 80%에서 70%로 하향되고,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는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부과되어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 등에 대한 규제도 동시에 강화됐다.

이번 정책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예고 없이 시행됐고, 예외조항도 최소화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과거의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와 정반대되는, 레버리지 기반 투자에 대한 명확한 제동이다. 이는 새 정부가 단순한 진단이 아니라 ‘처방’의 단계로 나아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출 규제만으로 시장 안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를 급랭시키고 거래 위축을 불러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이나 시장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후속 조치와 소비자 심리 변화에 달려 있다. 특히, 이번 정책이 수요를 억제하는 카드인 만큼, 공급·세금 등 나머지 두 축과의 균형 잡힌 대책이 필요하다. 향후 정부는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 방안, 보유세·거래세·상속세 등 조세 제도 개편을 통해 3대 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도권 중심의 규제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일부 중소도시는 규제 반사이익으로 매수세가 몰릴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금융 흐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심리 위축과 자금 경색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분양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은 더욱 침체 우려가 크며, 단기 수요 유입에 대한 착시보다는 장기적인 지역경제 회복 기반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대응도 중요해졌다. 실수요자들은 당장의 매입보다는 시장 안정을 기다리며 양질의 입지와 가격 조건을 갖춘 주택을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반면 투자자에게는 기존의 갭투자나 고레버리지 전략이 무력화된 상황에서, 대출 회수 위험, 역전세 리스크, 매도 지연 등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비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번 6.27 정책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시장에 대한 방향성과 정부 의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수요·공급·세제의 균형 있는 정책과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한 접근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균형이 잘 잡힌 정책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 형성을 통해 지금의 부동산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