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엄마, 밥 먹어도 돼?”…방학 점심 지켜주는 ‘띵동! 아이든든 도시락’

대전 동구, 여름방학 맞벌이 가정에 도시락 배달 지원

2025-07-29     김미영 기자
▲ 대전 동구가 여름방학 동안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을 위해 지원하는 '띵동! 아이든든 도시락'. (사진=동구 제공)

[충청신문= 대전] 김미영 기자= 일과 육아의 병행이 쉽지 않은 여름방학, 도시락 한 끼가 채우는 건 단순한 식사만이 아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에게 ‘방학’은 곧 ‘점심 걱정’으로 이어진다. 일부 학교는 저학년만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지역아동센터 이용도 여의치 않다. 대전 동구는 이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올해 여름방학, 도시락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띵동! 아이든든 도시락’은 여름방학 기간 동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도시락은 가오동의 새터말협동조합에서 매일 아침 만들어지며, 1식 4찬 구성의 수제 도시락이 비대면 방식으로 각 가정 문 앞까지 전달된다. 지원 기간은 지난 24일부터 내달 21일까지 총 20일간이며, 자녀 1인당 2만 원, 추가 자녀 1인당 1만 원의 자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맞벌이 가정 중 학교 무상급식, 지역아동센터, 돌봄교실 등 기존 식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아동이다. 신청은 선착순으로 진행됐고,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이 우선 선정됐다.

대전 동구가 여름방학 동안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을 위해 지원하는 '띵동! 아이든든 도시락'. (사진=동구 제공)

동구 인구정책과는 “저소득층 아동은 이미 중식 지원을 받고 있어, 이번 사업은 일반 맞벌이 가정의 사각지대 해소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시락 지원 대상자는 총 137명, 모두 95가정에 배달되고 있다.

학부모 반응도 뜨겁다. 대전 동구 천동에 거주하는 30대 학부모 김 모(32) 씨는 “3학년부터는 학교 돌봄교실이 되지 않아 어째야 하나 막막했는데, 따뜻한 도시락이 집까지 오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침부터 아이가 ‘언제 오냐’, ‘지금 먹어도 되냐’며 재촉할 정도로 도시락을 기다렸다”며 웃었다.

지원에서 제외된 일부 가정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동구 효동에 거주하는 40대 학부모 이 모(42) 씨는 “도시락 신청에 선정되지 않아서 점심은 부모가 출근 전에 미리 챙겨줘야 한다”며 “겨울에도 신청 기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구 인구정책과 담당자는 “정책 설계 당시 일부 학년은 돌봄교실 이용이 어렵고, 또 일부 가정은 센터 수용 한계로 돌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번 사업은 그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 접수는 개시 4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였고, 겨울방학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미영 기자 kmy@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