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공돈 인식”... 일부 소비자, 무분별 쓴다

내수 진작 취지에 역행... 혈세 인식 계획적 사용 필요

2025-08-02     김용배 기자
▲ 편의점내 붙어 있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문. (사진=김용배 기자)
[충청신문=대전] 김용배 기자 =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본격화되면서 골목상권 등에 의미 있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공돈‘으로 인식해 목적 없이 마구 쓰는 행태도 보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소비쿠폰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지역 골목상권에 모처럼 '매출회복'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일부 시민들의 무분별한 소비쿠폰 사용에 대해서는 대다수 시민들은 부정적 입장이다.

실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나 카페에서는 ‘오늘은 내가 소비쿠폰으로 식사 쏠게’,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맥주 한잔 하지’, ‘아이들 학원비 한 번에 내야지’ 등의 소리가 종종 들린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취지는 어려운 경기를 타계하고자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시책임에도 일부 소비자들이 ‘공돈’으로 인식해 무계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김 모(68)씨는 “요즘 식당에 가면 일부 젊은 손님들 위주로 맹목적으로 ‘내가 점심 살께’ 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사실상 소비쿠폰도 국민 세금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쿠폰을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이고 알차게 사용하면 좋겠다“면서 즉흥적 사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소비쿠폰을 자녀 학원비에 쓰는 경우도 있다. 자녀 학원비 두 달 치를 소비쿠폰으로 선결제 했다는 후기들이 공유되고 있다. 학원비는 가구당 매달 계획된 지출 항목 중 하나로 내수 진작을 일으키는 효과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비 쿠폰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으로 결제한 뒤 현금으로 환불을 받으려는 얌체 고객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는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고객이 소비쿠폰으로 음식을 주문한 뒤 ‘음식에 이물질이 있었다’ 등의 이유로 현금으로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신용·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는 소비 쿠폰은 결제 대금을 쿠폰 잔액으로 환불해주는 게 원칙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13조원에 달하는 소비쿠폰이 풀리면서 지역 상권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는 내수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보다 세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