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배움에 대한 열정… 역대급 폭염도 주눅

서산시 성인 문해교육 마을 학교, 307명 어르신 열공
7월 폭우·폭염 속 출석률 78%… 1일 초등학교 체험 큰 호응

2025-08-04     이승규 기자
▲ 역대급 폭염도 배움의 길을 막지 못했다. 사진은 서산시 성인 문해교육 마을학교에서 글을 배우고 익히는 어르신 모습. <사진=서산시>

[충청신문=서산] 이승규 기자= 역대급 폭염도 배움의 길을 막지 못했다.

충남 서산 지역 성인 문해교육 어르신들은 한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늦깎이 한글 공부에 열중했다.

4일 시에 따르면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글과 생활 문해를 익히는 '성인 문해교육 마을 학교'를 마을별로 운영 중이다.

올해 관내 29개소에서 모두 307명이 한글 공부 등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5℃를 웃도는 역대급 더위 속에서도 7월 한 달간 마을 학교 출석률은 78%에 달했다.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이 계속된 7월 기상을 고려하면 늦깎이 배움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된다.

마을 학교에서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한 어르신은 “더워도 공부는 포기할 수 없다. 글을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습자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라 손주들에게 물어보는 자신이 민망했는데 글 읽기와 쓰기를 깨우치면서 매사에 자신감도 얻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혼자서도 이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 나도록 성장의 기쁨을 느낀다”며 뒤늦은 배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완섭 시장은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무더위조차 잊게 하는 것 같다"며 "서산시는 행정적 지원을 통해 더 쾌적하고 안전한 학습 환경 등을 제공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인 문해교육 마을 학교는 2006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으며, 그간 총 1405명이 마을 학교를 졸업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배움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어르신들의 꿈을 지원하고자 올해 신규 시책으로 ‘할머니 학교가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는 성인 문해교육 참여자를 대상으로 1일 초등학교 체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상반기 운산초와 부성초에서 진행했으며, 하반기에는 인지초·부석초·대산초 등에서 추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