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드라이브 끝에 만나는 건강 밥상, 더맑은 초가랑
[기획 연재] 입터진 기자의 한입 Pick
대청호를 따라 달리는 길은 이미 여행의 서막 같았다. 햇살 받은 물비늘은 유리 조각처럼 반짝이며 호수를 덮고, 굽이진 길은 차창을 스치며 끝을 알 수 없는 리듬으로 이어졌다. 창을 열자 흙냄새와 물 냄새가 뒤섞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호수의 끝자락에서 풍경은 산으로 이어졌다. 창가에 앉으니 능선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마당과 산이 맞닿은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사람들의 손길이 모여 빚은 집, 밥상에는 정성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장님은 “밥상 하나하나를 즐기면서 잔반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한마디는 단순한 당부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다가온다. 정직하게 차려낸 한 상은 끝내 비워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웰컴 티의 구수한 향이 입맛을 깨우고, 창밖 산빛이 그 뒤를 채워준다. 대청호의 반짝임으로 시작해 산의 숨결로 마무리되는 한 끼, 그 순간은 식사가 아니라 머무름이었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 대표 메뉴, 이렇게 맛봤어요!
제일 먼저 맛본 초가랑 정식은 한식으로 정성껏 내온 밥상이었다. 밥상에는 청포묵, 고사리, 참외무침, 감자조림, 취나물, 도라지무침, 가지무침, 겉절이까지 차곡차곡 올랐다.
그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새롭게 상차림에 자리한 제육볶음이다. 매콤한 양념이 고기 사이사이에 배어 고소한 불맛과 어우러졌고, 든든하게 한 숟가락을 얹을 때마다 ‘밥도둑’이란 말이 절로 떠올랐다. 감자조림은 촉촉하게 밴 간장 향이 포근한 단맛과 어우러져 숟가락을 쉬이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특히 낯설지만 특별했던 흰목이버섯 장조림은 새콤한 양념이 입맛을 단번에 깨우고, 쫄깃한 식감이 씹는 재미를 더해 밥상 위 별미로 자리했다.
된장찌개는 집 된장을 듬뿍 풀어 깊고 구수한 향을 냈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만으로도 입맛이 돌았고, 한 숟가락 뜨면 진한 된장 맛이 입 안을 단숨에 채웠다. 청양고추가 더해져 은근한 매운 기운이 감돌았고, 두부와 애호박, 양파의 단맛이 국물에 스며 밥맛을 한층 깊게 했다.
입터진 기자의 최애 Pick은 단연 해물아삭전이다. 커다란 철판에 큼직하게 부쳐져 나온 전은 보기만 해도 푸짐했고, 고소한 기름 향이 식당 안을 채웠다. 바삭한 겉면 속에 숙주가 듬뿍 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아삭아삭 소리가 났다. 오징어와 새우가 큼직하게 더해져 담백한 바다 풍미가 입안을 감돌았다. 흔히 볼 수 없는 조합이라 초가랑만의 개성이 살아 있는 별미였다.
◎ 이런 점이 좋았어요!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밥상에 담긴 정성이었다. 어느 반찬 하나 허투루 느껴지지 않았고, 상차림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끝까지 맛있게 비울 수 있었다.
한 그릇 한 그릇에 담긴 손길이 자연스레 전해져,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경험처럼 다가왔다. 맛은 정직했고, 차림새는 담백했으며, 여운은 오래 남았다. 창가에 앉아 바라본 산자락 풍경은 마치 반찬처럼 곁들여져 한 끼의 맛을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 식탁 위의 정성과 창밖의 풍경이 어우러져 잠시 머문 시간이 여행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 입터진 기자의 한마디
더맑은 초가랑의 밥상은 정성과 시간으로 빚어져 오래 남았다.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지고, 산자락이 식탁 옆에 놓인 듯 밥맛을 더했다. 대청호 드라이브와 함께 건강한 한 끼를 찾는다면 이곳만 한 곳이 없을 것이다.
◎ 더맑은 초가랑 가이드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4시 (하루 100명 한정, 목요일 휴무)
대표 메뉴: 초가랑 밥상, 해물아삭전 등
주차: 매장 앞 주차 가능
추천 방문 시간: 오픈 직후 (호수 길 드라이브 후 여유로운 식사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