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돗물 왜 고수질에 전국 최저가인가?

대청호 상수원 철저 관리, 풍부한 수량…톤당 579원
전국 평균 796원 대비 27.3%↓…세종 910원·충북 917원·충남 1009원

2025-09-21     최일 기자
▲14.9억톤에 달하는 풍부한 수량과 전국 최고의 깨끗한 수질로 안정적인 원수를 공급하는 대청호와 대청댐. (사진=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충청신문=대전] 최일 기자 =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도시, 수돗물 값이 가장 저렴한 도시는 어디일까? 정답은 ‘대전’이다.

강원 강릉 물 부족 사태 장기화 및 이상기후 여파로 안정적인 물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 수돗물 값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고 원수·정수 수질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전국 지역별 수도요금 평균 단가’(2023년) 자료를 통해 대전 수도요금은 톤(1㎥=1000ℓ)당 579원으로 전국 평균 796원보다 27.3%가 낮고,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저렴함이 확인됐다.

강원이 1069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싸고, 세종은 910원, 충북은 917원, 충남은 1009원으로 나란히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대전 수돗물값이 전국 최저가인 데 대해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식수원인 대청호의 풍부한 수량과 깨끗한 원수, 우수한 정수 처리 능력이 결합돼 ‘수량·수질·가격’의 삼박자를 갖춘 전국 최고의 물관리 역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천혜의 청정 상수원인 대청호와 국내 총저수량 3위 규모인 대청댐(14.9억톤)은 대전 수돗물의 장점으로 꼽힌다.

금강수계인 대청호는 한강·낙동강 수계에 비해 비점(非點) 오염원이 적고 철저한 상수원 관리가 이뤄져 전국 최고 수질을 유지하고 있고, 대청댐에 담수할 수 있는 수량 또한 1981년 댐 가동 후 현재까지 가뭄이나 용수공급난을 걱정할 필요 없이 풍부하다.

또 대청댐 건설비용 분담으로 원가가 초저가로 공급되고 있다.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 및 홍수 조절, 전력 생산 등의 기능을 갖는 다목적댐인 대청댐은 전국 4대강 유역 종합개발(1972~1981년) 일환으로 건설됐는데, 당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댐 건설비 일부(9%)와 유지관리비를 분담하는 대가로 원수 사용료를 면제받았다.

당시 시행사(현 한국수자원공사)와의 계약상 대전시는 50년간 댐 건설비를 분납(2031년까지, 이후 지분 권리 취득)하고, 매년 댐 운영관리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수자원공사 댐 용수 공급가인 톤당 53원의 20% 수준인 11원에 원수를 공급받고 있다.

이처럼 값싸고 우수한 원수가 대전 수돗물 공급체계 전반에 걸쳐 ‘생산원가 절감’이란 선순환 구조를 형성, 시민들에게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수도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이종익 본부장(왼쪽)이 대덕구 송촌정수장 내 병입수돗물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시는 대청호 상수원 관리를 위해 수중 폭기(曝氣) 시설 설치, 비점오염원 저감 인공식물섬·인공습지 조성하는 한편 실시간 수질을 감시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대청호 수질은 혼화·응집·침전·여과·소독 과정을 거치는 ‘표준 공정방식’ 만으로도 먹는 물 수질기준을 충족하지만, 오존(냄새·미생물 제거) 및 입상활성탄(粒狀活性炭, 유기물질·소독부산물 제거)을 활용한 고도 정수 처리 공정을 추가해 고품질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또 미량의 오염 물질과 병원성 미생물까지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상수원으로부터 각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질 관리를 시행, 법정 수질관리 항목 60개보다 크게 강화된 247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이종익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깨끗하고 풍부한 대청호 원수를 바탕으로 철저한 수질 검사와 체계적 정수 처리 과정을 통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전국 최고 품질의 수돗물을 생산, 대전뿐만 아니라 인근 세종과 충남 계룡에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전국 최고 수준의 안정적 물 관리 능력을 발전시킴은 물론 대전 수돗물의 우수성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넓혀 신뢰성과 음용률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