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구글 ‘알파폴드3’ 뛰어넘는 차세대 바이오 AI ‘K-Fold’ 개발 착수

2025-11-09     남수현 기자
▲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의 인과구조를 학습하는‘K-Fold’ 모델의 개념도.(사진=한국과학기술원 제공)
[충청신문=대전] 남수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3)’를 넘어서는 차세대 바이오 인공지능(AI) 모델 ‘K-Fold’ 개발에 나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의과학·바이오 분야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KAIST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연구력을 바이오 분야로 확장하고, 신약 개발 및 질병 연구에 특화된 AI 모델 ‘K-Fold’를 개발한다.

기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나 ‘Boltz2’ 등이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데이터 통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인해 정확도와 예측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KAIST는 단백질 내 물리·화학적 상호작용 원리를 스스로 학습하는 새로운 AI 구조를 도입해 단백질의 변형 과정과 분자 간 결합 세기까지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예측 속도 또한 비약적으로 향상돼 실험실이나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KAIST는 이번 연구를 위해 ‘팀 KAIST(Team KAIST)’를 구성, 학내 AI와 바이오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결집했다.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과제를 총괄하며,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가 AI 모델 개발을,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수집과 검증을 맡는다. 이들은 KAIST AI연구원 및 InnoCORE 연구단(AI-CRED) 소속으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산학협력과 글로벌 확산도 병행된다.

K-Fold 모델의 상용화는 KAIST 스핀오프 기업 ㈜히츠(HITS, 대표 김우연)가 담당하며,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을 통해 별도의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 KAIST 졸업생 창업기업 아토랩(Atolab)은 보안이 필요한 기관을 위해 전용 서버형(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자체 설치형(온프레미스) 시스템으로 구축 지원에 나선다.

특히 글로벌 생명과학기업 머크(Merck Life Science)는 자사의 디지털 실험 도구 플랫폼(디지털 케미스트리 솔루션)에 K-Fold 모델을 탑재해 전 세계 3만여 연구실이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KAIST는 이번에 개발한 7B급 메인 모델과 2B급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배포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의 AI·바이오 기술 활용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또한,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85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K-Fold 기반 실무 교육과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우연 KAIST 교수는 “KAIST는 국내 최고 수준의 AI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그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도 입증하는 계기”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 모델을 통해 기술 주권 확보와 산업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