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속으로] 스튜디오 큐브, 대전 콘텐츠 전략 중심축

성낙원 대전예총 회장

2025-11-10     충청신문
▲ 성낙원 대전예총 회장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은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드라마·영화·OTT 제작이 늘면서 대형 스튜디오와 첨단 인프라의 확보가 지역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전의 스튜디오 큐브는 이러한 흐름 속에 탄생해 최상의 제작 환경을 제공해 왔으나, 최근 제작사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운영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대전시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스튜디오 큐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스튜디오로, 사운드 스테이지와 첨단 장비를 갖추어 드라마·영화·광고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버추얼 스튜디오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이는 CG·VFX 기반의 차세대 영상 제작 경쟁력을 확보하는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수도권 대비 몇 가지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야외 촬영 인프라의 부족이다. 제작사들은 실내와 야외 세트장이 인접해야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파주가 제작사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파주에는 수십만 평 규모의 야외 세트장이 조성되어 있어 제작 효율이 높다. 반면 대전은 스튜디오 큐브만으로는 완전한 제작 환경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최소 10만 평 이상 규모의 야외 촬영장이 인근에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 운영 구조의 한계다. 현재 스튜디오 큐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관리하고, 대전시는 부지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지역 중심의 전략적 기획이나 공격적 마케팅이 어렵다. 콘텐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므로, 행정과 운영의 일체화가 필요하다. 대전시가 주도권을 가지고 콘텐츠진흥원과 협력 체계를 재편해야 지역 특성을 살린 장기 비전이 가능하다.

셋째, 접근성과 지원 정책 미비도 문제다. 수도권은 교통·인력·장비 인프라가 밀집되어 있어 제작사들이 원스톱 제작 환경을 누릴 수 있지만, 대전은 분산되어 있다. 이를 보완하려면 교통·숙박·장비 지원 패키지 마련과 함께, 대전에서 촬영하는 제작사에 대한 세제 감면·제작비 지원 등의 현실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스튜디오 큐브는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다. 대전은 과학기술 중심 도시로, ICT·메타버스·AR·VR 등 첨단 콘텐츠 기술과 결합할 때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용이한 중부권 교통의 요지라는 이점도 있다.

앞으로 스튜디오 큐브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야외 촬영장 조성으로 실내·실외 촬영의 통합 제작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대전시의 주도적 운영체계를 확립하여 기획력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제작사 유인 정책을 강화해 대전을 ‘제작 친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 첨단 기술 접목을 통해 버추얼 스튜디오·XR 스테이지·실시간 렌더링 등 차세대 기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스튜디오 큐브는 위기이자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대전시와 지역사회가 혁신적 해법을 마련한다면, 스튜디오 큐브는 단순한 촬영시설을 넘어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대전의 전략적 결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