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담배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⑦ 대전이문고등학교

“노담하는 우리, 삶의 무대엔 금연이 딱!”

2025-11-12     남수현 기자
▲ 대전이문고등학교 전경.
[충청신문=대전] 남수현 기자 = 대전이문고등학교는 1986년 개교 이래 ‘행복한 학교 이문’을 슬로건으로,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의 교육철학 아래 학생 중심 교육과 모두가 행복한 창의인재 육성에 힘써왔다.

대덕구 신탄진에 위치한 대전이문고는 원도심 학교임에도 2020년 교육부 에듀테크 전국 10대 선도고교 및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중심학교로 선정돼 미래형 교육을 선도하는 지역 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흡연예방 및 금연실천 심화형 학교로 지정되며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금연 실천 문화 확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자체 실태조사에서도 전교생 482명 중 28명(5.8%)이 흡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자담배가 냄새가 적고 맛이 다양하다는 이유로 호기심이나 또래 관계 속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에 학교는 흡연을 단순한 습관이 아닌 스트레스나 정서 문제와 결합된 사회·심리적 행동으로 인식하고, 금연을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경험을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교흡연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천천히 읽고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형 금연 교육’

대전이문고는 성찰형 금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책을 읽고 쓰며 금연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는 시간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금연 관련 도서를 읽고 마음에 남는 문장을 직접 필사하며, 단순히 흡연의 해로움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왜 나는 흡연을 했을까?”를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은 “필사하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스로를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금연을 강요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 심리·정서 중심의 금연 교육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 흙을 가꾸며 마음을 돌보다… 학생 주도 텃밭 활동

1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학교 텃밭 프로그램은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학생들은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고 돌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느꼈으며, 이는 청소년기 불안과 압박을 흡연으로 해소하려는 위험을 줄이는 건강한 감정 조절 경험으로 이어졌다.

또 수확한 농작물 일부를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며 나눔과 공동체 의식을 실천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금연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

◆ 지역과 함께 만드는 담배연기 없는 ‘맑은 숨’ 프로젝트

지역사회와 함께 금연 문화를 확산하고자 ‘맑은숨 금연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5일에는 관평동 현대아울렛 일대에서 가족 단위 금연 실천을 응원하는 ‘스마일 노담 챌린지’를 진행했다.

가족들은 금연 약속 문구가 적힌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금연 의지를 다졌고, 학생회가 직접 제작한 금연 리플릿과 칫솔세트를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한 학생은 “사랑하는 아빠에게도 금연을 권하겠다”고 말하며 캠페인의 의미를 전했다.

캠페인 이후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사제동행 문화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10월 17일 신탄진시장 일대에서는 학생 160여 명이 참여한 플로깅(plogging) 금연 캠페인이 진행돼 담배꽁초 수거와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흡연이 개인의 건강 뿐 아니라 지역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 지역과 함께하는 체험형 금연 캠페인

지난 5월 15일 대덕구보건소·대전시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역사회 공동 금연 캠페인을 추진했다.

이번 캠페인은 인근 신탄진중학교와 협력해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버스킹형 금연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평생 금연 서약서’에 서명하고, 금연 리더 학생들이 디자인한 금연 부채를 시민들에게 배부하며 금연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금연 버스킹 공연과 금연 퀴즈 이벤트를 통해 즐겁고 자연스럽게 금연의 의미를 배우는 장이 마련ㄷ다.

이러한 활동은 금연을 ‘지시받는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실천하는 주체적 문화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 학생이 만들어가는 금연 감수성 환경, ‘이문노담갤러리’ 조성

대전이문고는 교내 금연 문화를 시각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이문노담갤러리’ 를 조성했다.

미술 교과 시간에는 금연 및 흡연 예방을 주제로 한 사회문제 해결형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이 운영됐으며, 학생들이 직접 기획·제작한 금연 콘텐츠를 공모전과 연계해 우수작 16점을 상설 전시했다.

특히 아트팩토리 동아리 학생들이 넛지 디자인(Nudge Design) 개념을 적용해 복도와 계단 벽면에 자연 이미지를 담은 벽화형 금연 메시지 공간을 조성했다.

이는 금연을 억지로‘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니라, 깨끗하고 머물고 싶은 공간 자체가 건강한 선택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홍 학교장 인터뷰>


◆ 학교흡연예방사업의 교육적 효과는.

우리 학교의 교육 철학인 ‘이문회우, 이우보인’은 논어 안연편의 구절로 학문을 통해 벗을 사귀고 벗과 함께 어질게 자라난다는 뜻으로, 흡연예방교육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흡연을 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서로를 도우며,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금연학교 선포식, 지역사회 금연 캠페인, 텃밭 운영, 이문노담갤러리 조성, 도서관 필사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이 ‘왜 건강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의 가장 큰 교육적 효과는, 학생들이 욕구나 충동보다‘관계와 삶의 의미’ 를 기준으로 선택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흡연을 끊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아끼고 서로를 지지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 우리 학교가 바라보는 금연과 흡연예방교육의 가치입니다.

◆ 학교흡연예방사업 운영 중 보람과 사업에 대한 제언은.

가장 보람된 순간은 금연 메시지가 교사의 말이 아니라, 학생의 언어로 전해지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학생회가 흡연예방 및 금연 리플릿을 직접 제작하고, 지역사회 캠페인에서 시민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모습은‘나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 라는 자긍심을 키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는‘벗으로써 어질게 함을 돕는다’는 이우보인의 정신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금연 교육은 단속과 지시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학생이 정서적으로 지지받고, 건강한 관계 안에서 선택할 수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금연교육은 정서 회복, 공동체 경험, 삶의 속도 회복을 함께 담아야 합니다.

◆ 학교흡연예방사업의 바람직한 방향 및 향후 계획은.

앞으로의 흡연예방교육은 스스로 건강을 선택하는 학생, 그리고 그 선택을 서로 지지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전이문고는 예술·생태·문화 경험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감정을 조절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생활 기반형 금연교육 모델을 계속 확장할 계획입니다.

또 학교에서 형성된 금연문화가 가정과 지역사회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연계도 강화하겠습니다.

금연은 누군가를 제지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약속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본교는 앞으로도 서로 배우고(이문회우), 서로를 돕는(이우보인) 공동체적 금연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공동기획] 충청신문·대전광역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