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⑦] ‘학교급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표시부터 꼼꼼히 살펴요”… NON-GMO로 배우는 바른 소비 교육 ‘대전두리초등학교’

2025-11-19     남수현 기자
▲ 지난 10월 14일 대전두리초 4학년 학생들이 'GMO 식품의 바른 선택' 수업에 참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남수현 기자)

[충청신문=대전] 남수현 기자 = 학교의 급식실은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교실이다.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은 건강과 과학, 그리고 세상을 함께 배운다. ‘무엇을 먹을지’보다 ‘어떻게 이해하고 선택할지’를 배우는 시간, 하루 한 끼의 식탁 위에서 자라는 배움이 진짜 교육의 의미를 전한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거치지 않은 NON-GMO 식재료를 사용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급식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학교급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삶을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실천하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이끌고 있는 NON-GMO 사업학교 ‘대전두리초등학교’를 찾았다.<편집자 주>

지난 10월 14일 대전두리초 4학년 학생들이 'GMO 식품의 바른 선택'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남수현 기자)

◆NON-GMO사업학교 ‘대전두리초등학교’

대전두리초등학교는 NON-GMO 사업학교로써 학생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고 스스로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생활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유전자 변형을 거치지 않은 식재료를 활용해 무농약 국산 두부, 국산콩 청국장, 국산 콩나물, NON-GMO 콩기름, 국산콩 간장, 국산 쌀 등 우리 농산물 위주의 급식을 제공한다.

‘NON-GMO 급식의 날’ 가장 인기가 많았던 메뉴는 무농약 국산 두부로 만든 온두부와 김치볶음이었다. 학생들은 “한 번 더 주세요”라며 추가로 먹을 만큼 큰 호응을 보였다. 또 급식소위원회, 학생, 교직원이 함께 참여하는‘NON-GMO 식재료 전시회’를 열어 식품의 원산지와 성분을 직접 비교하고‘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몸으로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그림 동화책 ‘한그릇’을 활용한 영양·식생활 수업을 통해 NON-GMO 식재료가 여러 재료와 어우러져 하나의 비빔밥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배우며 이해했다.

콩나물 등 친숙한 재료가 밥상 위의 한 끼로 변하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식재료의 소중함과 건강한 먹거리의 의미를 이해했다.

한수진 영양교사는 “NON-GMO 식품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안전한 먹거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14일 대전두리초 4학년 학생들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GMO 없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남수현 기자)

◆‘GMO 식품 바른 선택’—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다

대전두리초등학교는 학생들이 GMO를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쉽고 재밌게 배우는 체험 중심의 식생활 수업을 마련했다. 지난 10월 14일 진행된 ‘GMO 식품의 바른 선택’ 영양·식생활 수업은 학생들이 GMO의 정의와 특징, 표시 방법을 배우고 생활 속 식품을 스스로 분석해보는 참여형 수업으로 구성됐다.

수업은 먼저 ‘GMO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시청각 자료를 통해 GMO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우고, 병충해 저항성 강화나 수확량 증대 등 개발의 이유를 함께 살펴보며 “왜 이런 식품이 만들어졌을까?”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이후에는 ‘생활 속 GMO 식품 찾아보기’ 활동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실제 식품 포장지를 살펴보며 원재료명과 성분표에 표시된 GMO 여부를 확인하고 가공식품 속 숨은 GMO 원료를 찾아내며 “내가 자주 먹는 음식에도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스스로 풀어갔다.

이날 탐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낯선 과학 개념을 일상과 연결하며 소비자로서 ‘식품을 고르는 힘’을 배웠다.

지난 10월 14일 대전두리초 4학년 학생들이 'GMO 없는 고추장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남수현 기자)

◆‘국산 고추장 만들기’ — 보고, 섞고, 담그며 배우는 건강한 선택

탐구와 토론으로 개념을 익힌 학생들은, 유전자 변형을 거치지 않은 국산 재료로 고추장을 만들어보며 배운 내용을 직접 실천에 옮겼다.

학생들은 국산 조청, 고춧가루, 메줏가루 등 유전자 변형을 거치지 않은 재료를 준비하며“이건 다 우리나라 재료예요?”라며 호기심을 보였다.

본격적인 조리 과정이 시작되자 교실에는 장의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학생들은 재료를 한데 섞으며“이 고추장으로 집에서 뭐 해먹을까?”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 학생은 조청의 끈적임을 관찰하며 “이게 재료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요!”라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생각보다 고추장이 쉽게 만들어지네요 신기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모든 재료를 섞어 고추장을 완성한 뒤, 학생들은 작은 용기에 담아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쓴 스티커를 붙였다.

지난 10월 14일 대전두리초 4학년 학생들이 '생활 속 GMO 식품 찾기' 활동지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남수현 기자)

NON-GMO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NON-GMO의 개념과 식품 속 포함 여부를 알게 됐고,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 표시를 확인하고 선택해야겠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한 영양교사는 “NON-GMO 사업학교를 운영하면서 우리 학교에서 사용하는 NON-GMO 식재료를 널리 알리고, 안전한 급식이 제공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식품을 단순히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직접 만들고 선택하며 책임질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광남 교장은 “NON-GMO 사업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와 건강한 식생활 교육이 이뤄졌고, 그 결과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