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운하보다 700년 빠른 천수만 굴포운하를 아시나요'
오영미 시인 11번째 시집 '굴포운하' 발간 역사적 사실 통한 큰 떨림 시적 감성으로 표현 오 시인 "운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 불소통 뚫어주는 지름길" 28일 김홍신 문학관서 출판기념회
2025-11-24 이승규 기자
[충청신문=서산] 이승규 기자= 충남 서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 작가 오영미 시인이 열한 번째 시집 '굴포운하'를 발간, 28일 김홍신 문학관(논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오 시인의 '굴포운하'는 선조의 혜안과 지혜를 되돌아보며, 이미 세계적인 갯벌로 유명한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천수만 굴포운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고려와 조선시대 당시 호남 곡창 지대에서 생산한 곡물은 서해안 바닷길을 통해 한양으로 운송했다.
이러한 '조운로(漕運路)'는 자연재해가 심했고, 지금의 태안군 앞바다에 해당하는 안흥량 해역은 선박의 피해가 매주 잦았다.
이에 고려와 조선은 피해를 줄이고자 '굴포운하' 건설을 계획·추진했지만, 기술상의 문제 등으로 끝내 완전한 개통은 못 했다.
결국 전체 7㎞ 중 4㎞만 뚫고 나머지 3㎞는 미완의 상태로 현재 남아 있다.
당시 굴포운하는 세계 3대 운하인 '수에즈 운하'보다 752년, '코린트운하'보다 747년, '파나마운하'보다 671년이나 앞서 시도했다.
오 시인은 '굴포운하' 시집을 통해 운하 건설 역사가 현재 서산 지역에 존재하는 점을 부각, 굴포운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이처럼 굴포운하에 관한 생각은 오 시인이 그리스 발칸반도 여행에서 더 구체화했다.
오 시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민하고 시도했던 운하의 역사가 내가 사는 서산 지역이 원조였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마름과 큰 떨림이 있었다”며 시집 발간의 계기를 소개했다.
'굴포운하' 시집을 통해 오 시인은 "운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불소통을 뚫어주는 가장 큰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시적 감성으로 굴포운하를 소개한 오 시인의 작품에 시단은 높이 평가한다.
‘굴포운하’의 존재성 연구로 현장을 찾아 기록하는 등 역사적 소명 의식을 앞세워 지역 사랑과 문학적 치유를 곁들여서다.
구재기(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시인은 “오영미의 시는 이미 우리의 삶 속에서 이미 익숙해져 있고, 이미 단련된 삶의 방식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명백한 현실에 비해 보다 무엇인가 비현실적인 삶을 요구하면서 그것을 시 속에 녹여 내고 있다”고 평한다.
한편, 오 시인은 지역의 역사성을 잊지 않고 시와 접목하는 뛰어난 통찰력의 소유자로 잘 알려진 작가다.
2020년 발간한 ‘청춘 예찬’은 물론 석동 윤석중 선생에 대한 고찰과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전국 어린이 동시 낭송대회’와 ‘전국 어린이 백일장’ 행사 개최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충남 공주 출생인 오영미 시인은 한남대 문예창작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충남문학 대상·한남문인상 젊은 작가상·전국 계간지 우수작품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다.
시집으로는 2008년 첫 시집 ‘서산에 해 뜨고 달뜨면’, 2012년 ‘모르는 사람처럼’, 2019년 ‘떠밀린 상상이 그물 되는 아침’, 2021년 ‘나도 너처럼 오래 걸었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