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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식 고졸 채용 당장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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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9.16 19: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운 시절에 고교 졸업만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은행 등 기업에 채용된다는 것은 대견스러운 일이다. 학력 인플레이션에 푹 젖어 있는 우리 사회에 모처럼 들리는 반가운 소식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졸(大卒)공화국`이라 할 정도가 됐다.

지난해도 국내 대학 진학률은 7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6%를 크게 웃돌았다. 그런속에서 정부는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과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고졸자 채용 계획을 마련했고 이를 산업계까지 확대시킨바 있다.

특히 고졸 채용자를 확대하겠다는 금융회사들의 공언과는 크게 차이가 났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 관련 5개 협회가 2011~2013년까지 3년간 고졸 인력을 해마다 3000명씩, 총 8700여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속 빈 강정였다.

지난해의 경우 신규 채용한 특성화고 출신 고졸 사원은 겨우 730명에 불과했다. 이런 사실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조사 결과로 밝혀져 실망케 했다. 더구나 지난해 채용했다는 고졸 채용 직원 2985명 가운데 특성화고 출신 73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가 2년 계약제의 비정규직였다.

더 기가 막힌 일은 고졸 채용 직원 가운데는 카드사, 콜센터 요원, 시설관리직, 운전직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카드사와 캐피털사에서는 543명의 고졸자를 채용했는데 금융 관련 업무에 배치된 특성화고 출신 신입사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고졸자를 채용하고 그들에게 맡긴 업무는 보험 모집 보조나 전화 응대 같은 허드레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사회 전반에 고졸 출신 채용을 늘려가고 있는 분위기에 금융회사들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일반고 출신은 금융 관련 업무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게 구실였다.

게다가 일부 금융회사는 신입 직원 부서 배치 때 고졸자는 대졸 출신에 비해 확연하게 차별 대우했다는 얘기가 있으니 학력 간 벽이 허물지 않했다. 때문에 어렵게 취업한 고졸 사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할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졸 시대를 열자’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들의 이런 기만 행위의 진상을 파악해 당장 고쳐야 한다. 정부가 고용창출을 위해 고졸자를 채용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공제 관련 규정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말이나 되는 짓인가.

게다가 일부 기업에서는 채용도 하지않은 고졸 신규 사원을 뻥튀기식으로 채용한 것 처럼 꾸며 세금 혜택을 보았다는 얘기도 나돌 정도여 엄밀한 조사도 요구된다. 아무튼 기업들의 고졸 사원 채용을 성공적으로 이룩하려면 학력제한을 철폐하고 채용조건 기준을 대졸생에게 맞춰져 있는 한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교 졸업자가 4년간 일하면 대졸 신입자보다 더 우대를 받을 수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대통령의 뜻대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비싼 대학 등록금 인하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고졸생의 취업 확대는 젊은 인력의 고용을 해결하는 좋은 해법일 것이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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