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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幼稚園)입학도 천운(天運)을 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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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12.06 19:25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바야흐로 어린이가 있는 부모들이 유치원문을 두드리는 계절이다. 이는 내년에 애들을 유치원에 보내기위한 사전 정보 때문이다. 유치원에 가는 것은 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모들이 정하는 것이 대분이지만 유치원교육은 필수처럼 됐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애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부모들은 이런 저런 이름으로 교육을 시킨다.

심지어는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도 태아교육이라는 미명으로 교육을 시키는 세상이 됐다. 그렇다보니 한국의 교육열이 세계를 달구는 모양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한국의 교육열을 말할 정도라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오바마의 예는 그만큼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이야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아교육기관으로는 유치원(幼稚園)외에는 지금처럼 어린이집이니 유아원이니 무슨 학원이니 하는 다른 이름은 별로 없었다. 이렇듯 유아원(幼兒園)이나 어린이 집이라는 이름은 생소한 이름들이었다.

유치원도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으로 돈 많은 부잣집이나 특권층의 애들만 다니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다보니 지금처럼 정원초과니 추첨(抽籤)입학이니 선착순입학이니 또는 대기(待機)상태니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이렇듯 서민들의 눈에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유치원이 이제는 옛말이 되면서 유치원입학풍속도(幼稚園入學風俗圖)도 많이 달라졌다.

할머니나 가정부의 손에 끌려 유치원에 다녔던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통학차로 혼자 다닌다. 그리고 유치원의 선택도 할머니나 할아버지보다는 엄마아빠가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유치원은 추첨함속에 들어간 엄마아빠의 손끝에서 입학이 결정된다. 손끝만 잘 놀리면 애들 의사보다는 부모들이 원하는 유치원에 갈수가 있다.

얼마전만해도 유치원들이 귀성차표 예매현장을 방불케 했던 선착순입학을 지양(止揚)하고 이제는 즉석추첨(抽籤)으로 원생의 입학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권력 있고 가진 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지난날의 유치원입학들이 이제는 부모들의 운(運)(?)이 좋고 손끝만 잘 놀리면 부모가 원하는 유치원을 애들이 갈수가 있게 됐다는 얘기다.

이렇듯 철모르는 어린애가 사회교육의 첫걸음은 엄마나 아빠의 손끝에서 결정되는 것이 작금의 세태다. 원하는 유치원이 추첨으로 결정되면 부모들은 복권에 당첨된 것만큼이나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추첨에서 떨어진 부모들은 허탈해하며 마치 죄인처럼 어쩔 줄을 모르며 낙심천만이다.

경쟁에서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추첨 또한 당첨과 낙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희비(喜悲)의 교차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돌아가는 부모들의 뒷모습은 안쓰럽다 못해 처량하게까지 보인다. 마치 축구경기에서 골키퍼의 심정처럼 말이다. 이는 오늘의 내 손끝이 애들의 장래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비록 유치원선택은 부모들이 했지만 입학추첨만은 당사자들인 애들이 하면 어떨까? 그래도 낙첨되면 부모마음은 편치 않겠지? 이는 추첨에서 낙첨한 부모만이 알 것이다. 이런 세태는 국민기초교육인 초등교육의 전 단계(前段階)라 할 수 있는 유치원선호는 교육비가 국가지원이 되면서 모든 어린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다닐 수 있는 유치원도 국공립과 사립으로 분류가 되면서 시설이 좋은 사립유치원 쪽으로 몰리는 쏠림현상도 작금의 세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치원의 지원도 1차와 2차 지원으로 구분된다. 1차지원은 주변 환경과 교육시설이 좋은 사립유치원을 선호한다. 그리고 1차지원에서 떨어지면 2차 지원은 1차보다 낮은 유치원을 지망하고 있다. 물론 사립유치원들이라고 전부 지원자들이 많아 추첨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국공립유치원이라고 전부 시설이나 교육환경이 나쁘고 미달이라는 말도 아니다. 다만 지역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인 쏠림현상은 국공립유치원보다는 사립유치원(私立幼稚園)을 선호 하는 추세란 얘기다.

이런 쏠림현상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현상이다. 충남 서산시의 경우 41개의 유치원들 중에 시설이나 교육환경이 제일 좋다는 경인유치원은 해마다 많은 지망자들이 몰려 때로는 10: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빈자리를 기다리는 대기인원이 많아 즐거운 고민(苦悶)(?)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성남시의 경우도 77개 유치원들 가운데 예원유치원 같은 곳은 해마다 9: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유치원으로 대기인원 소화를 위해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아교육기관인유치원은 지난해말기준으로 8538개에 61만3749명의 원생과 3573명의교직원들이 있다. 이중에17%만 국공립유치원이고 나머지 82,8%는 사립유치원으로 OECD국가의(63.8%)4/1수준으로 국공립유치원보다 사립유치원이 많은 실정이다. 그렇다면 사립만을 고집하는 쏠림현상의 해소책은 없을까?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학교평준화에 이어 유치원평준은할 수는 없는 것인가?

오는 19일 치러지는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하나같이 교육문제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유아교육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겠다.

/류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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