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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금동대향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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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01 19:5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요즈음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고도(古都) 시안을 방문해 중국문화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고 병마용 갱을 시찰하면서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시안은 3000년 된 중국의 고도로 처음 중국을 통일한 진(秦)왕조에서 당(唐)제국에 이르기까지 13개 왕조가 1200년 가까이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이곳의 병마용 갱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진시황릉의 내부로 1978년 이곳을 찾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총리는 “피라미드를 보지 않고는 진정이집트에 간 것이 아니고 병마용을 보지 않고는 진정중국을 본 것이 아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을 정도로 중국을대표하는 유적과 유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충청지역에도 세계 어느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대한민국의 고대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의 하나를 꼽으라면 부여 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를 들 수 있다.

국보 제 287호인 백재금동대향로는 다리를 대신하여 머리를 들어 올린 용을 조각하여 받침을 삼았고 그 위에 74개의 봉우리를 지닌 산을 표현하였으며 꼭대기에는 봉황 한 마리가 서있다.

5마리의 원앙은 이 봉황을 정점으로 시선과 동작이 향하고 있으며 5인의 악사들은 봉황의 오음(五音)을 연주하고 첩첩히 싸인 산봉우리에는 현실세계에 실재하는 호랑이·사슴·코끼리·원숭이·멧돼지 등 39마리의 동물·16명의 인물·나무와 바위·산사이로 흐르는 시냇물·물고기 낚시터가 된 잔잔한 물결 등이 어우러진 별천지가 펼쳐지고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과 풍부한 이야깃거리는 향로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향로의 꼭대기 봉황의 머리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형의 동세는 그 변화 있는 형태의 미묘한 움직임이 발산하는 매력으로 인해 감상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 향로의 원래 용도는 냄새를 제거하는 일상적 용도나 제사용이었을 것이지만 그 용도를 넘어선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자 정성을 다했던 우리의 조상들은 어떠한 생각과 의미를 향로를 통해서 후대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일까.

우선 향로에 사용되고 있는 상상의 동물인 봉황과 용은 옛날 우리조상들이 관습적으로 사용한 상상의 동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그 배후에 깔린 정서와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단순히 본다는 것에 머물 뿐, 향로의 가치와 의미를 찾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들의 변화무쌍하고 초월적인 능력에 의탁하여 인간들의 욕구와 정서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봉황은 용과 학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상상의 새로 성인이 출현하여 천하태평이 100년 지속되면 나타난다고 한다.

맨 아래의 용 또한 신비와 초능력을 지닌 복합적인 개념의 동물로 인간의 끝없는 욕구가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이다. 비록 상상의 동물이지만 백제금동대향로의 아름다움은 향로의 몸체를 떠받치며 솟구쳐 오르는 용의 꿈틀거리는 형상에서 더욱 실감나게 고조되는 느낌이다.

솟구치며 꿈틀거리는 용의 자태는 화려하고 변화가 있으면서도 균형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궁금한 것은 용의 입에 있어야 할 여의주가 왜 봉황의 턱밑에 있는 것일까 하는 것 이다. 용은 여의주를 받아야 진정한 용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봉황이 날면서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그것을 용이 받아 하늘로 승천해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봉황이 나는 때는 태평성대가 이어지는 시기이다. 당시의 지도자들은 이 향로를 사용하면서 향을 피워 산 사이로 안개와 구름을 만들어 봉황이 날아 백제가 진정한 용이 되는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올해는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 된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부여와 공주일원에서 9월28일부터 10월6일까지 “금동대향로의 세계”라는 슬로건으로 백제문화제가 열린다고 한다.

축제의 동참으로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태평성대가 이어지고, 날아오르는 봉황을 만나 세상의 진정한 주역이 되고 싶은 조상들의 염원을 음미하면서 백재금동대향로의 의미를 되새기자.

박완용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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