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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막말 발언 조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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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15 17:30
  • 기자명 By. 임명섭 주필
▲ 임명섭 주필

여야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이른바 ‘귀태(鬼胎) 막말 발언’ 논란으로 완전 중단됐던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짧은 시간에 잘 합의돼 다행스럽다. 이로써 ‘귀태 막말발언’으로 반발이 빚어지면서 국회 일정마져 중단됐던 파동은 이틀 만에 일단락됐다.

새누리당은 홍 의원의 사과가 여러 가지로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는 미흡했지만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책무를 생각해 조건없이 국회 일정 정상화에 합의했다. 막말 사태는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의 후손’으로 비난하면서 촉발됐다.

막말 33시간 만에 홍의원은 당대변인에서 사퇴했다. 마땅한 일이다. 아무리 대통령 개인이 마음에 안 들어도 대통령직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제를 작동케 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공당의 원내 대변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사인(私人)으로서도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막말이었다.

필부(匹夫)도 아니고 야당의 원내 대변인으로서 더구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란 공인(公人) 중의 공인으로서 정도를 크게 벗어난 인신공격임이 분명하다. 그렇치 않아도 국정원 댓글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인들의 막말은 날로 수위가 높아져 왔다.

다른 나라의 얘기지만 2009년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한적이 있었다. 그 때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거짓말”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연설 직후 윌슨 의원은 “부적절하고 유감스러운 발언이었다. 예의 부족을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였음에도 공화당 지도부는 윌슨 의원을 단호하게 질책했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윌슨 의원의 후원회 간부 3명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된 슬픈 날”이라며 이튿날 사임했다. 미 하원은 윌슨 의원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그의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번 우리 국회의원의 막말 발언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격(格)을 갖추고 도를 지킬 때가 됐다.

갈수록 거칠어지는 일반 대중의 막말 세태로 황폐화돼 가는 우리 사회를 정화하는 차원에서라도 국회가 앞장서서 극언을 삼가해야 한다. 파문이 커지자 책임있는 행동을 취했지만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 국회는 폭언 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발 빠르게 잘못을 인정했고 중단된 국회가 재가동되어 다행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든 야든 앞으론 절대 막말은 안 된다는 걸 절감했으면 한다. 정치인들 말은 우리 정치의 격(格)을 드러낸다.정치인들이 치밀한 논리와 정제된 언어로 소신을 피력해야 한다.

이제 거칠고 자극적인 언사로 주목을 받으려는 정치문화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을 떨어뜨리는 막말에 대해서는 단지 국회 차원의 윤리위원회 회부해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보다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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