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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해병대 캠프에 고교생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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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21 19:06
  • 기자명 By. 임명섭 주필
▲ 임명섭 주필

해양훈련에 나섯던 고등학생들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채 교관의 지시에 따라 바다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

충남 태안 바닷가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5명이 숨졌다. 사설(私設) 캠프인 ‘해병대 리더십교육센터’ 훈련에 참가했던 충남 공주대사범대부설고등학교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참가한 캠프도 아니고 학교 차원에서 2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대규모 행사였다. 아무리 정신력을 강화하고 체력을 단련시킨다는 목적이라 해도 학교 단체 행사를 이렇게 허술하게 진행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얼빠진 어른들 때문에 아까운 청춘들이 삶의 꽃도 피워보지 못한채 목숨을 잃었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참사이여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훈련 캠프가 차려진 안면면 창기리 백사장 해수욕장 앞바다는 바다 물살이 거세 평소에도 수영이 금지된 위험성이 높은 곳이다.

때문에 노가 달린 일반 보트를 타는 것 이외에 수영은 못하도록 해양 경찰도 계도하는 해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훈련 교관은 위험한 바다에 학생들에게 구명조끼 조차 입히지 않은채 가슴 깊이까지의 바다속에 들어 가도록 훈련을 시켰다.

그래서 뒤 따라가던 학생들은 바다 사정을 모르고 계속 앞으로 나가는 바람에 5명의 학생이 갑짜기 사라졌다. 이날 훈련에는 구명조끼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캠프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때문에 학생들이 바다 쪽으로 계속 나가는 과정에서 바다 바닥이 움푹 꺼진 웅덩이에 빠져 생명을 잃게 된 것이다.

이처럼 위험한 곳인데도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캠프를 이런 곳에 설치했다니 사고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사고를 낸 사설 해병대 캠프는 설립된지 1년도 안된 신생업체로 일부 해병대 출신 강사들을 고용해 운영해 왔다.

그런데 사고를 낸 사설 해병대 켐프는 안전관리 요원과 비상구조선도 부족했고 일부 교관은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이여 더욱 놀라게 했다. 이같은 사설 해병대 캠프는 전국 수백 곳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관련 법규에 따른 자격과 안전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성행하는 해병대 캠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실시해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리고 해병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서도 해병대를 내세워 짝퉁 해병대 캠프 영업을 하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더욱 중요한 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다.이번 사설 해병대 캠프도 상식적인 안전 수칙만 지켰어도 결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인재였다.

우리의 잇따른 참사 대부분은 안전의식이 까마득한 후진국형 수준의 사고다. 부끄러울 정도로 심각한 안전 불감증을 이제는 정말 뜯어고칠 때가 됐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더 큰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

차제에 사설 해병대 캠프에 대한 일제 점검을 하기 바란다.

그래야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사설 해병대 캠프의 불법 영업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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