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전력이 간당간당 위기다. 발전기가 잇달아 고장정지하면서 블랙아웃(대정전)이 초읽기가 들어간 것이 아닌지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12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5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는 당진화력발전소 3호기가 지난 11일 오후 10시30분경 터빈 진동이상으로 고장정지했고, 12일 오전 7시경 20만kw급 서천화력 2호기가 해수순환펌프의 복수기 고장으로 정지했다.
8만7000kw급 대산복합화력발전소 4호기도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블랙아웃 공포를 키우고 있다.
화력발전기가 잇달아 고장 정지한 것은 최근 전력공급을 늘리기 위해 출력을 105~110% 수준으로 높인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돼고 있다.
최악의 전력난으로 전력확보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이날 “이번 주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인 8050만㎾까지 치솟아 예비전력이 전력수급경보 ‘경계’ 단계(100만~199만㎾)인 150만㎾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14일까지 공공기관의 냉방 가동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은 사용하지 않는 사무기기나 냉온수기, 자판기 등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 자율적인 단전에 나서고 있다. 전력경보 경계가 발령되면 가정은 냉방기기 및 가전기기 가동을 중단하고 사무실 및 상점은 냉방설비 가동을 멈춰야 한다.
산업계도 전력절감에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업계는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이 이달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로 공장 보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생산량을 줄이며 적극적인 전력 절감에 나섰다.
충북 청주산업단지 입주기업들도 절전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 멨다.
SK하이닉스는 전력 사용 피크타임 때 사무실과 복지시설 등 비생산시설에 대한 운행을 중단했으며, LG화학도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높이고 추가 절전체제에 들어갔다.
충북 청원군은 도내 처음으로 13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매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모든 전력 공급을 차단하고,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민원실과 전산실, 통신실, 구내식당을 제외한 모든 전력을 차단한다.
통신시장도 비상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대규모 정전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예비 배터리를 각 기지국에 비치하는 한편 이동식 기지국과 비상 발전차량을 전국에 배치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상문기자 sml88@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