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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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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15 18: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조성남 대전 중구 문화원장

“나라를 빼앗긴 달도 8월, 나라를 되찾은 달도 8월, 우리 모두가 역사 앞에 겸허해지는 시간이기를”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8.15광복절이 지났다. 68주년 광복절을 맞으면서 필자는 역사란 무엇이며 역사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묻게 된다.

역사는 지나간 과거이며 시간적으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사건이나 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에 놓여있으면서 다가올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삶이란 어떤 측면에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 다가올 미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H·카아」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는 표현으로 역사의 의미를 조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카는 역사를 보는 관점에 과거보다 현재에 더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탐구하고 배우는 역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러한 카의 역사해석이 하나의 메시지를 준다고 하겠다.

시간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이 보다 가치 있고 의미가 있으려면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인간은 불완전하며 시행착오를 저지르기 쉬운 존재다.

따라서 현재를 잘 살고 미래에는 더 잘 살기 위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이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역사가 가르쳐주는 의미가 깃들여 있으며 인간의 과거인 역사가 숱한 교훈(敎訓)을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한여름 8월은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일이 있는 날(1910년8월29일)이면서 동시에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1945년8월15일)이 들어있는 달이어서 역사 앞에 서게 되는 숙연한 기간이 아닐 수 없다.

1910년(순종3)8월22일 일본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의 정식명칭은 ‘일한병합조약(日韓倂合條約)’이었다. 이로써 대한제국은 조선개국 이후 518년 만에 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일제가 정식으로 순종의 통치권을 빼앗은 날은 그로부터 일주일후인 8월29일이었다. 그 일주일 사이 일제는 8월23일 법률 제7호로 토지조사법을 만들었고 8월24일에는 내각 고시로 정치에 관한 집회와 옥외 대중 집회를 금지한다는 포고를 내렸으며 세 번째로 8월24일 대원군의 장남 완흥군(完興君) 이재면을 흥친왕(興親王)으로 봉한 것을 비롯해 많은 벼슬아치를 승진시키고 훈장을 주었으며 이미 죽은 자에게도 벼슬을 추증하거나 시호를 내렸다.

이 세 가지 조치를 완료한 8월29일 일제는 순종으로부터 통치권을 양도받는 형식으로 대한제국을 집어삼켰다. (이덕일 역사평설, 「근대를 말하다」에서)

이보다 앞서 이미 대한제국의 주권을 박탈한 을사조약 체결경위를 되돌아보자. 1905년11월9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1909)가 보호조약 체결을 위해 현해탄을 건너 대한제국에 입국했다.

이토는 하야시 곤스케공사와 하세가와 요시미치 주한 일본군사령관 등과 함께 9일부터 18일까지 을사늑약을 체결하기위해 한국 대신들을 회유·협박하는 작업을 벌이게 된다.

이토는 불과 여드레 만인 1905년11월18일 오전 1시경 덕수궁 중명전에서 을사늑약(乙巳勒約, 제2차한일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토는 일본군을 출동시킨 가운데 8명의 대신 중 내부대신 이지용·군부대신 이근택·외부대신 박제순·학부대신 이완용·농상공부대신 권중현 등 ‘을사5적’의 찬성을 근거로 과반수가 넘었기에 양국의 합의로 조약이 성립됐다면서 양국대표로서 외부대신 박제순과 주한일본공사 하야시가 서명한 조인서를 만들게 함으로써 대한제국은 국가적 주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강준만저·한국근대사산책4)

불과 100여 년 전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정황을 역사의 기록으로 대면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5백년이란 세계사중 유례가 없을 만큼 긴 역사를 지닌 조선이 늘 깔보던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며 36년의 일제강점기가 우리 민족에게 남긴 유산은 또 무엇인지 뒤 돌아보게 해 주는 달이 바로 8월이 아닐 수 없다.

역사를 보는 관점중 하나가 이른바 순환사관(史觀)으로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위기가 기회가 되고 또 기회가 또 다른 위기의 불씨가 된다. 나라를 빼앗긴 달도 8월이요 또 나라를 되찾은 달도 8월이란 관점에서 청포도가 익어가듯 8월에는 우리 모두가 역사 앞에 겸허해지는 시간이기를 기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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