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아침저녁 상쾌한 공기와 종종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이런 날에 잔디 방석과 나무 그늘막, 그리고 혼기가 꽉 찬 매미들의 합주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눈을 감고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뭔가 아쉽고 허전해보인다. 그 그림에 스마트 폰을 넣어보니 왠지 어색하다.
소셜 네트워크 활동이 왕성해 어울릴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딱 맞다’란 느낌과는 차이가 좀 있어 보인다. 스마트 폰의 이어폰을 추가시키니 그림의 모양새가 조금은 나아지지만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 소리와 참매미, 풀벌레 그리고 새들의 지저귐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책을 넣어보니 잘 어울리기도 하거니와 왠지 멋스럽기까지 하다.
몇 달 전 한 취업포탈에서 800명이 약간 안 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독서량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0.8권에 불과했다. 한 달에 책 1권을 읽는다고 답한 직장인이 25.7%로 가장 많았으나 한 달에 0권이라고 답한 직장인이 23%나 달했다. 표본이 적긴 히지만 우리나라 평균 독서량이 이 수치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필자도 직장생활, 사회활동, 소셜 네트워크 활동 등으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책 읽기에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던 참에 이런 설문 결과가 나오니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었던 것 같다.
선진국 등 다른 나라의 독서량은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 중국 2.9권으로 이 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국민 독서량은 OECD 국가 중 꼴찌이고 특히 UN 191개국 중에서도 독서량이 166위로 최하위 권에 속한다고 한다. 굳이 이 같은 수치를 끼적이지 않더라도 책 읽기의 중요성은 대부분이 알고 있으며 다들 책 읽기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책에는 다양한 경험과 생각이 담겨 있다. 책 읽기는 책 속의 경험과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고 다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책 속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면 지적인 성장을 통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으며 지적 향상을 발판으로 업무 능력 및 친교 활동 등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많은 스승을 만난다. 학교의 교사와 직장의 선배 및 친구 등 스승 같이 조언해주고 채찍질 해주는 주변 사람들처럼 책은 좋은 스승이자 선배이자 친구인 것 같다.
책과 공유하는 다양한 경험과 생각은 우리 사고의 폭을 넓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조깅을 하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하고 헬스클럽 등에서 근력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운동은 우리 몸 전체에 이로운 운동임에 분명하며 책 읽기도 우리 신체의 특정 부위를 단련시키는 좋은 운동인데 그 특정 부위는 바로 두뇌이다.
책을 읽으면 뇌의 일정 역영이 활성화되고 이는 두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책 읽기는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게 해주는 좋은 ‘녀석’인 것 같다.
책 읽기로 지적 수준 함양을 통한 지식사회 건설이란 거창한 구호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을 물러가게 해준 고마운 가을에게 책 한권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