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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대전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문화 도시가 될수 있는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지녔다.기호유학의 중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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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0.17 18:4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조 성 남 대전중구문화원장

어디를 가나 축제로 들썩이는 10월이다. 축제의 계절이면서 문화의 달 10월은 모든 문화인들에게는 그 의미가 각별하게 다가가는 달이다.

우리 문화는 이제 지구촌 곳곳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문화와 전 세계에서 7900만 명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리의 한글은 이제 세계인 사이에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의 문화와 언어가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지만, 그러나 우리의 주변현실을 돌아보면 문화도시, 문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을 금하기 힘들다. 필자는 얼마 전 하버드대학박사출신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이름 이만열) 경희대교수가 쓴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읽으면서 그의 뛰어난 관찰력과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한국인에게 주는 충고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가 이 책에서 펼친 주장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도 잘 알고 있는 문제인데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우송대 솔브릿지 교수도 지낸 그가 펼치는 주장의 대강은 1960년대 이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 한국이 이제는 그에 걸맞은 브랜드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이는 그동안 한국인이 지녀온 역사와 문화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들이 즐겨 사는 이케아(IKEA) 가구가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가진 긍정적 이미지가 함께 포함돼 있고 독일제 기계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독일 사람이 풍기는 원칙주의자의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한국제품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주는 이미지가 부가돼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의 이미지는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서 찾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옥이나 전통적인 유기농법, 옛골목과 전통시장을 꼽고 있으며 특히 그는 우리의 선비정신을 한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개념으로 강력 추천했다. 그가 본 우리의 선비정신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나타나며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존재다.

따라서 만약 한국이 선비정신을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수정해 재창조할 수 있다면 엄청난 파급력이 발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이에 덧붙여 한국인이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세계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교수의 이 같은 주장을 보면서 필자는 부끄러우면서도 한편 우리 자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살고 있는 대전의 무한한 가능성이 그것이다.

이 하버드대 박사의 주장을 우리 고장 대전에 대입하면 대전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문화도시가 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많은 시민들도 잘 알고 있듯이 대전이 조선후기 기호유학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우암과 동춘당 같은 뛰어난 유학자이며 조선의 대표적인 선비들이 학문을 논했던 고장이 대전이며 이보다 앞서 삼국시대에는 백제, 신라, 고구려의 접경지대였던 이유로 많은 산성을 지닌 산성의 고장이기도 하다.

벽안의 이 하버드박사가 대전에 살며 바로 이 대전의 산성을 관광자원으로 보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전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이미 세계인이 주목할 만한 문화자산을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그의 지적대로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우리 대전의 문화적 자산이 그동안 대전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고 이를 대전의 정체성으로 만드는데 소홀했다는 점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강점을 지적해 준 벽안의 외국인 책을 보면서 이제 우리 한국인 더 좁게는 대전 사람들이 해야 할 문화적 과업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 속에서 세계인이 주목할 작품을 만들어내 이를 또다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시점이 바로 문화의 달 10월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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