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 온라인상에서 ‘곶감의 효능’이란 글이 화제가 됐다. 곶감은 목소리를 윤택하게 하고 기침이나 가래에 효과가 있으며 아이들의 설사와 어른들의 숙취해소에 좋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감기예방과 피부미용에 좋고 정력강화, 바이러스 저항력에도 효능이 있다 했다. 누리꾼들은 “곶감 누구에게나 다 좋네”하는 반응에다, “만병통치약입니까?”하는 질문도 있었다. 대답 대신 속담 하나. ‘잎이 무성한 감나무 아래 서있기만 해도 건강하다.
▷건시(乾枾) 혹은 백시(白枾)로 불리는 곶감은 감을 말린 것이지만 성분은 감과 딴판이다. 졸깃한 물리적 변화에 달달해지는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고 비타민C가 줄어드는 대신 비타민A나 칼륨, 베타카로틴과 크리프트키산틴 같은 항산화물질,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진다.
베타카로틴은 노화를 억제해 젊음을 유지해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크리프트키산틴은 암 억제효과가 뛰어나다고. 곶감이 항암효과가 있는 장수식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압권은 곶감 표면에 하얗게 피어난 가루다. 시상(枾霜), 시설(枾雪)로 불리는 이 가루는 과당과 포도당이 결정화한 것이다. 오늘날 설탕과 같은 감미료로 쓰인 고급 물질로 갈증을 없애주고 피로를 풀어주며 정액을 보충하고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의 열을 내려준다 한다.
감기에 효과가 그만이다. 그러나 곶감은 칼로리가 높은 만큼 과식은 금물. 많이 먹으면 ‘타닌’ 때문에 철분 흡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변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오늘 영동에서 곶감축제가 열린다. 영동군의 워드마크는 감꽃을 형상화한 것이고 가로수가 감나무다. 말 그대로 감고을이다. 곶감하면 많은 사람들이 상주를 떠올리지만 영동곶감은 올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곶감부문 대상을 수상할 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소백산맥 민주지산 자락의 낮과 밤 큰 일교차와 오랜 경험이 축적된 농가의 재배기술력이 맞물려 다른 지역보다 당도와 빛깔이 뛰어나다고. 주말, 곶감도 맛보고 축제의 흥에 취해보았으면 싶다.
안순택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