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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소통은 재능과 연습이 필요하다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소통하자는 것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지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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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30 17: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최근 사회의 각 갈등들이 부각되면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시각이 사회전반으로 공유되고 소통이 강조되면서 소통에 대한 담론은 그 실행 여부를 넘어서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나아가 발전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시민사회의 의식 수준도 매우 높아‘소통’을 도구로 삼아 적극적으로 현안과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일련의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장자(莊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노나라에 바닷새가 날아들었다. 왕은 길조로 여겨 바닷새를 궁으로 데려와 극진히 좋은 술을 권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산해진미를 대접했지만, 바닷새는 슬피 울기만 하다가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사람의 방법으로 새를 대한 불통(不通)의 소치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대통령실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담당행정관으로 많은 분야의 국민들과 접촉한바 있다. 이때 느낀 것은 정부가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소통한다고 다가서는 것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지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특히 소통하고자 하는 대상에 따라 소통의 방식이 달라야 하고 그러한 소통에 내가 익숙해져야 있어야 진정한 소통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은 항상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이 무심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 일괄적인 소통을 하려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기관은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SNS의 숫자 늘리기, 공청회 및 토론회 개최, 각종행사 기관장 참여 등의 방식 즉 진정성이 떨어지는 형식적인 소통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한 이유는 기관의 임직원이 변화하지 않은 채 외부로부터 정책고객과 소통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수동적인 소통을 하려는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세종시의 정부청사 외형은 웅장하고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안으로 들어가보면 1인당 면적을 따져 언제적 기준인지 모르는 기준으로 내부공간을 계획하다 보니 구성과 배치에 있어 낮은 효율성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옥상공원은 아름답게 조성했으나 주민들과 국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느끼며 변화하지 않는 제도 속에서 소통이라는 화두를 담으려 했으나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도 한다.

최근 정부는 국민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목표아래 개방·공유·소통·협력을 핵심 가치로 하는 새로운 국정 운영 패러다임인 ‘정부 3.0’은 시대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패러다임이 대한민국의 공적부분에 일괄적인 내용과 기준으로 적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소통이란 서로 경청하고 공감하고 지지할 때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정책고객들이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은 형식적인 소통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즉 변화하지 않는 제도 때문일 것이다. 경청은 가능하나 공감하고 지지하기에는 법·제도의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공공부분이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재능을 가진 인재를 등용하여 내부소통 및 외부소통의 방법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고 특히 다른 기관과의 소통을 위해서 기관이 가지고 있는 정보 및 자료들을 기관 및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 맞춤 방법의 소통방식을 개발하고 항상 피드백을 점검한 뒤 소통방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대부분 공공기관들이 고유목표에만 치중하고 고객과의 소통은 소흘히 하는 마인드의 변화도 필요하다. 평상시에는 중요치 않게 생각하다가 위기 발생 시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단순히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는 일시적이며 이벤트일 수밖에 없고 지켜보는 고객들도 진정성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가 변화되어야 하고 정책고객들을 바라보는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의 마인드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들도 공공기관을 바라볼 때 이분법적으로 나와 생각이 같지 않으면 우리편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들이 있고 다만 나와 다를 뿐이고 서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해야 할 것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바대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기관이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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