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렸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동양그룹 등이 무너지면서 M&A 매물이 잇따라 쏟아져 나왔고 동부그룹, 현대그룹도 유동성 경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유망사업 부문을 시장에 내놨다.
여기에 오랜 침체기의 영향을 받아 건설 업계에도 매물이 쌓이고 있으며 우리금융그룹, 대우조선해양 등 해묵은 M&A 매물도 올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M&A 시장에는 STX그룹, 웅진그룹, 동양그룹 등 초대형 매물들이 쏟아져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매물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금융권의 ‘우리금융그룹’. 매각규모가 1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증권업계 자산규모 2위인 KDB대우증권도 올해 하반기에 매각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증권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양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증권사들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부던히 애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또 보험업계 매머드급 매물인 LIG손해보험도 M&A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매각을 앞두고 있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보유 중인 보통주 31.46%(6021만7183주)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일정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건설업에서도 100대 건설사 중 쌍용건설, 남광토건, 동양건설산업 등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여기에 기업 회생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동양그룹의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동양파일 매각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동부그룹도 지난해 유동성 위기 루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사업 부문 매각을 단행, M&A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등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현대그룹도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팔기로 해 M&A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M&A 장이 들어서면서 인수대상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금확보 차원에서 계열사를 매각하려는 일부 그룹의 경우에는 제값받기가 중요한 데 올해처럼 매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헐값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M&A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피인수기업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