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종을 생산·판매 중인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의 지난달 판매량은 2천982대였다. 작년 2월 판매량(1천507대)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11년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 이후 늘어난 국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12년 12월 3천511대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를 이어 왔다. 새 모델이 나오지 않은 점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작년 말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등 준대형 차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특히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 상승세가 거세다. 지난 1월 단일 모델로 1천156대가 팔리더니 지난달에는 1천578대까지 판매량이 늘었다. 국산 하이브리드차 2월 판매량의 52.9%를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다.
동력 성능이나 편의사양 등 여러모로 만족감이 높지만 연비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던 준대형 모델에 하이브리드 체계가 탑재되면서 기름값 부담까지 내려가자 소비자들의 선택이 몰리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가격 부담 완화도 한몫 했다. 연비 16.0km/ℓ의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천460만원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까지 감안한 연비 10.4km/ℓ의 가솔린 모델 그랜저 3.0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가격 3천422만원과 격차가 38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내수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향후 일본 하이브리드 모델, 유럽 디젤차 등 연비가 우수한 수입차종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와 일본 업체의 하이브리드 차종과 독일산 디젤차의 한 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며 "어떤 모델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