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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즐기는 축제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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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4.23 19: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펑펑 터지는 꽃망울 소리에 온 나라가 축제다.

남쪽의 섬진강 매화 축제, 구례 산수유 축제, 거제도 대금산 진달래 축제, 신탄진 벚꽃 축제, 고창 청보리밭 축제 등등. 봄마다 꽃들은 한 바탕 많은 인파에 홍역을 치러야 한다. 꽃구경 다녀왔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싫어 다니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이 머리 속을 맴돈다.

다양한 꽃들의 이름만큼이나 축제의 이름도 화려하고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시선을 끌게 한다. 화사한 꽃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각설이 타령을 구수하면서도 구슬프게 노래하는 곳이다.

여기저기 기운 옷을 입고 야한 농담과 욕을 섞어 말하지만 그 입담에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마음 놓고 크게 한번 웃으며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섬진강 매화 축제는 매실로 만든 장아찌, 매실차, 묘목 등을 판매해 한그루의 나무를 심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섬진강을 끼고 있다는 자연적 유리한 여건 때문에 매화 속에서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여유로움을 즐길 수도 있으며, 근처에 쌍계사, 화엄사, 구례 산수유 축제까지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좋은 나들이가 된다.

고창의 청보리밭 축제장은 드넓은 초록의 풍경에 이국적인 초원을 연상 할 수도 있고, 사진을 찍게 마련되어 있는 곳에서 교복을 입은 학창 시절로 잠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신선한 야채와 보리밥이 어우러진 보리밥을 비벼 먹고, 어릴 적 놀던 굴렁쇠를 굴리며 아이들과 함께 동화 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지역 축제 중에서 성공을 거둔 것을 뽑는 다면 금산 인삼축제를 빼 놓을 수 없다. 엑스포를 통해 세계에 금산 인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인삼 캐기, 인절미 만들기, 인삼 씨앗 젓가락으로 옮기기, 인삼밭을 만들어 키우는 과정을 보여 주어,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런 반면 대부분의 축제들은 먹거리 위주로 간이음식점만 줄지어 늘어서 있어 불법주차의 차량과 포장마차, 걸어 다니는 인파가 뒤엉켜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

좁은 길을 걸어가다 보니 옆사람과 어깨가 부딪치는 일은 다반사며 차와 접촉사고가 나 즐겁게 나갔던 나들이가 엉망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임시로 만든 포장마차이다 보니 수도시설, 전기시설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위생에도 문제가 있다.

깨끗이 씻어야 할 것을 제대로 씻지 못하고, 냉장고에 들어가야 할 음식들은 상하기 쉬워 건강을 위협한다. 그리고 시끄러운 소음만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부모의 입장에선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거리에 장사만이 즐비한 먹거리 축제가 되지 않게, 행사를 주관하는 주최 측에서 더 많은 준비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에 온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마련해 준다면 축제라는 이름에 맞게,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꽃과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우리 것을 오히려 더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

햄버거, 피자, 치킨 등에 입맛이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우리 보리로 만들 보리개떡, 한과, 매실장아찌를 맛 볼 수 있게 해주고, 컴퓨터 게임, 체스 등에 더 친근하지만, 윷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등 공동체 의식을 스스로 배우고, 넓은 공간에서 뛰는 즐거움도 알게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시민 의식을 갖춰 다같이 축제의 꽃을 피우자.

박인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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