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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딱지’ 붙인 금융사 부끄러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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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19 19: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하루가 멀다 하고 금융사고가 터져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금융강독원이 경영진에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경고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인 줄 안다. 모든 감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 금융기관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에 까지 와 있다.

오죽했으면 고객들이 돈을 믿고 맡길 곳이 없다고 토로하겠는가? 많은 금융권은 이미 온갖 비리와 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여서 불신을 받아 왔다.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2013년도 금융사 민원 발생 평가를 실시 ‘소비자 보호가 미흡하다’한 금융업소를 대상으로 등급(1-5등급) 판정을 내렸다.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서 경고 대상 금융기관은 국내 17개 금융사 3000여 개 지점에 달한다. 미흡판정을 받은 이들 금융사는 ‘불량’이라는 빨간딱지를 점포 출입구에 내붙이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2006년부터 민원 발생과 금융사고 유무 등을 종합해 시행해왔는데 그동안은 웹사이트에서만 공지하는 등 흐지부지 돼왔다

그런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고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점포 게재 제도를 도입했다. 그래서 A4 용지 크기의 ‘불량’ 주홍글씨를 3개월간 고객 눈에 띄기 쉽게 일선 점포에 붙이도록 조치했다.해당 금융사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일부 금융사는 그 의미를 축소해 지점에 빨강 딱지를 보이지 않는 곳에 붙이는 등 꼼수를 부렸다. 물론 빨간딱지가 나붙었다고 하루 아침에 불신이 봄눈 녹듯 사라질 리는 없다. 이 ‘불량’ 딱지 부착제는 금융사를 창피 주기에 그치지 않고 금융업계의 바른 인식과 개선을 촉구하는 불가피한 조치로 생각된다.

고객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거나 고객 관리 실패로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금융기관은 어떤 식으로든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일은 금융감독 당국의 당연한 의무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껏 해온 방식대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은 더 큰 금융 사고와 혼란을 불러 올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해도 최하위인 5등급을 금융사가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음에도 시정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잘못이다. 불명예를 금융당국이 제대로 제재하지 않고 금융사 자신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금융민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 민원 발생이 잦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사로서의 신뢰와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부끄러워해야 한다.

빨강딱지를 부착한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경고조치를 계기로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기대하고 그렇치 않은 금융사도 고객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도록 힘써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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