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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경력보다는 직업관의 전환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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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26 17: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구 성 모 ibs(기초과학硏) 홍보문화팀장

대학가는 어는 덧 1학기가 끝나가고 코스모스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 일자리 걱정을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필자도 30대에 소위 ‘백수 생활’을 한 적이 있기에 후배들의 마음고생이 이해가 가고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조언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최근 IBS에서는 단순 업무 수행을 위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며 면접 전형을 진행했다. 그런데 지원한 인재들이 예상외로 우수하고 스펙이 뛰어나 기존 직원들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조만간 영국으로 석사과정을 떠나는 인재까지 지원을 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스펙은 채용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고, 창조경제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전공의 벽을 허문 융합형 인재 또는 통섭형 인재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스펙파괴 또는 스펙타파의 외침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통계에 의하면 청년실업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고용동향에 따르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의 실업률이 낮아졌으나, 15∼29세 청년실업률(8.5%)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평균 실업률(3%)의 3배에 가깝다.

이는 OECD 평균 청년실업률의 2배가 넘는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적 자원이 중요한 나라에서 교육열이 높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70%가 넘는 학생이 천편일률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해 고학력 실업자가 되는 현상은 과연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올바르게 대응 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취업교육, 청년일자리 제공, 직업훈련, 고용서비스, 교육시스템 등 여러 정책들이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책들의 규모나 강도가 크지 않으며 실효성과 지속성이 높지 않아 산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특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는 선진국의 대응방안을 적절히 모방해 왔지만 대한민국에 맞는 브랜드와 콘텐츠는 확보하지 못했다.

도제식 제조업 전통이 강한 독일은 실업학교에서 현장교육 시스템을, 해외 진출이 많은 미국은 해외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년 고용 확대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제 우리도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산업 부문을 찾아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한국형 청년고용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리고 ‘대표 정책’에 힘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며 일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에 우리가 반백년 동안 겪은 급속한 성장의 경험을 우리보다 뒤쳐진 국가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이들 국가의 언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직자와 구직자 가족의 직업관도 바뀌어야 한다. 일 자체에서 보람을 얻고 노동을 소중한 것으로 여기기보다는 자신이 속해 있는 일자리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관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한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다시 말해 대기업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느냐보다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그 자체에 비중을 두는 세태는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똑같은 일이거나 더 보람 있는 직업이라 하더라도 중소기업에서는 하기 싫고 대기업에서만 하겠다는 젊은이들의 의식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 채용시장은 역사상 최대의 격변과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직업관도 바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직업관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사고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도 문제이지만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직업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취업캠프 등 청년층 대상 취업 프로그램에 부모와 함께 참여하는 방법도 좋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21세기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청년을 위한 일자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이 창업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회적 배려, 즉 성실실패에 대한 관용과 지원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선진국은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의 변화도 함께 할 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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