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고도 실제 음주측정이 되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를 피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형량이 높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3일 신호대기 중인 앞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등)로 불구속 기소된 강모(49)씨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강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으로 보이는 가운데 도주해 음주측정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실제 음주 수치를 알 수 없어 이를 근거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도주 행위 자체를 그에 준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의 편도 2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앞 차량을 들이받아 이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각각 입힌 뒤 도주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강씨는 음주운전 정황이 드러났지만 뒤늦게 붙잡힌 탓에 실제 음주측정이 이뤄지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강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청주/신민하기자 hkbsch@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