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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썩은 사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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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29 19:33
  • 기자명 By. 임재권 기자
▲ 임재권 충남본부장

썩은 사과의 법칙이란 게 있다.

사과상자에 썩은 사과 한 개가 있으면 순식간에 다른 사과로 번져 전체가 썩어 결국 아무것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 1995년 2월 7일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이 도산했다.

1762년에 설립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굴지의 은행이 단돈 1파운드에 매각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점 분석 중 도산의 한 복판에 ‘닉 리슨’이란 인물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 ‘닉 리슨’이란 자는 목적을 위해 양심과 윤리는커녕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는 오직 목표지향적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경영진은 그의 성과지상주의만을 인정하고 각종 전횡을 묵인했다가 그 거대한 은행을 무너지게 한 것이다.

그후 도산은행을 정리한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란 책자가 발행됐는데 이후 ‘썩은 사과의 법칙’이 공식적으로 개념화됐다.

불법카드깡으로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서산축협이 새로운 수법의 카드깡을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카드깡사건 직후 농협중앙회로부터 충전식 무기명 기프트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해온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불법카드깡으로 3년여 동안 145회에 걸쳐 5330여만원을 횡령했다가 전액을 변제하고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었다.

당시 그동안 사용됐던 법인카드(클린카드)는 개인용도 사용불가란 지도문서와 법인카드 개인거래 의심내역이 공개돼 사건이 불거졌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50만원씩 충전해 사용하는 무기명 Gift Card 5매를 농협중앙회로 부터 발급받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이다.

임전무는 지난 2001년 타인명의를 도용해 2억2000여만원의 부당대출을 받은 횡령혐의로 퇴사했다가 몇년전 복직했다.

형사처벌에 따른 퇴사와 벌금형의 전력으로 그는 이미 자격을 상실했던 부적격자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상식을 벗어나 오히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을 했다. 그것도 형사처벌과 내부규정을 교묘히 어겨가면서 3개월여 동안 공석으로 비워뒀던 전무자리에 앉은 것이다.

타인명의도용 불법대출과 불법카드깡의 정점에 있던 임전무다.

배운 도둑질 그대로 써먹듯이 거침없고 익숙하게 전번의 방법을 그대로 쓸 수 있는 충전식 무기명 기프트 카드란 새로운 방법도 찾았다.

썩은 사과의 법칙 그리고 서산축협 조합장과 임전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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