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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초월한 사랑의 기적’

뇌종양 몽골 신부, 건양대병원서 수술로 새 삶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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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8.27 14:48
  • 기자명 By. 박희석 기자

“남편의 사랑으로 새 생명을 살고 있어요”

천안의 한 직장에서 일하던 몽골여성인 수렝(32)씨는 한국남자인 우씨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얼굴근육이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은 수렝씨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얘길 듣게 됐다.

그녀의 머리속에 약 5㎝가 넘는 종양이 자라고 있어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의사의 말을 들은 수렝씨는 우씨와의 결혼을 포기하고 몽골로 돌아갔지만, 우씨는 그까짓 병은 치료하면 된다고 설득했다. 우씨의 사랑에 감동받은 수렝씨는 결국 1년전 몽골과 한국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임신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임신 중에도 극심한 두통이 이어지면서 심지어 안면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임신 중이라 병원 진료를 받기가 겁이 나고 행여 태아에게 해가 될까봐 방사선 촬영은 물론 약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수렝씨의 증상은 갈수록 점점 심해져 언어장애와 함께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증까지 생겼다. 하지만 모성애로 10개월을 버틴 수렝씨는 지난 4월 꿈에 그리던 예쁜 아이를 출산했다.

출산 후 그동안 미뤄왔던 뇌종양을 치료해야 했지만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도 막막하고 더욱이 어려운 가정형편에 약 10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도 큰 걱정이었다.

남편과 시아버지는 주변사람들에게 뇌종양 수술을 가장 잘하는 의사를 수소문하던 중 삼성서울병원 뇌종양센터장을 역임하고 2년 전부터 건양대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신경외과 김종현 교수를 알게 돼 찾아갔다.

김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뇌종양 분야의 수술만 4000례 이상 시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의사였다.

이러한 김 교수도 수렝씨의 상태를 파악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종양크기가 너무 커서 수술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환자가 활동성이 높은 C형간염 보균자여서 자칫하다간 의료진에게도 감염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환자의 고통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김 교수는 이비인후과 최성준 교수와 여러 차례 수술방법을 논의하고 마침내 지난 6월 메스를 잡았다.

우선 종양의 크기가 너무 커서 모두 제거할 경우 합병증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종양을 최대한 절제한 후 남은 부분은 방사선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오전 8시에 시작된 수술은 자정을 꼬박 넘기고 19시간만에 끝났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현재는 언어장애와 연하곤란 등의 증상은 모두 회복됐으며, 운동장애와 안면마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수렝씨는 "한국으로 시집오지 않았다면 아마 제 생명은 이미 끝이 났을 것"이라며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주변인들은 "남편의 끝없는 사랑과 선진의술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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