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대전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763가구로, 전달(590가구)에 비해 29.3%(173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증가율이 2.0%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대전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뒤 2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 중구 부사동에 분양한 도시형 생활주택 149가구에서 신규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서구에서도 엑스포산업개발㈜이 관저동에 공급한 모아드림아파트 168가구 가운데 139가구가 미분양되면서 전체 미분양 증가율을 높였다.
반면 유성구와 대덕구에서는 각각 노은 4지구와 석봉동에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서 전체 미분양 아파트가 각각 28가구, 87가구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한 것은 최근 대전시가 서구 관저동 일대 구봉지구에 조성하기로 했던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이 무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세종시에 분양 물량이 늘면서 유성구·서구에 거주하던 공무원들의 유출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전 서구 관저동 드림써브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한때 신세계 유니온스퀘어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저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가 현재는 아파트나 토지 매매 모두 소강상태”라며 “매도 물량만 나올 뿐 매수 문의는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이달 중 유성구 문지동 문지지구에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1천1142가구의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데다, 코오롱글로벌에서도 조만간 동구 대성동 2구역에 40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어서 미분양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 시 공동주택사업 담당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입주 물량이 많았지만 내년부터는 대규모 신규 개발계획이 없어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말 기준 대전의 주택보급률이 101.4%로 충분치 않은데다 1∼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미분양 물량이 장기적으로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일기자 ryu3809@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