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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아랑곳 않는 의정비 인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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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0.01 17: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대전의 5개 구의회가 일제히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볼썽사납다.

선거 땐 주민을 위한 충실한 공복이 되겠노라 다짐했던 사람들이 개원한지 석 달도 안 돼 돈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보기 딱하다.

의정비 인상으로 의정활동의 질이 제고돼 주민의 삶이 향상된다면 인상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간 보여준 모양새로 본다면 자격미달이다.

중구의회와 유성구의회, 대덕구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한 데 이어 동구의회와 서구의회도 최근 의정비 인상 검토 의견서를 집행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비를 올릴 만큼 의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특히 서구의회의 경우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3개월 가까이 지지고 볶고 싸웠다. “의정비를 반납할 의사가 있다”던 대다수 의원들이 지난 약속은 고사하고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돈을 더 챙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니 이들의 배짱과 안하무인이 놀라울 뿐이다.

구의회는 주민 정서에 반하는 의정비 인상을 자제함이 마땅하다.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잘못됐다. 어디라 할 것 없이 지자체마다 재정자립도가 바닥이다.

재원이 없어 복지디폴트(지급불능)를 선언하거나 월급도 제대로 못줄 형편이다. 경기침체로 주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의정비 인상은 주민의 고통은 아랑곳 않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심이라는 인상을 주고도 남는다.

대전시의회는 앞으로 4년간의 의정비를 동결했다. 시의원들이라고 의정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어찌 없었겠는가. 김인식 의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힘든 시민들을 생각하고 자치단체 재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시민의 세금은 조금이라도 더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는 게 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대전시의회를 보고 배워라. 의정비 인상에 대한 여론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란다. 현재 지급 중인 의정비를 두고서도 시민들은 “도대체 의원들이 뭘 했기에 수천 만 원씩 받느냐” “기초의회가 있어야 할 이유가 뭐냐”하는 터다. 의정비를 올리려다가 ‘기초의회 불신론’이 ‘기초의회 무용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초의회가 제구실을 한다면 의정비 인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개원한 지 겨우 3개월인데 무슨 일을 그리 많이 했다고 돈을 올려 달라는 건가. 지금 기초의회에 중요한 건 의정비 인상이 아니라 의정활동에 땀 흘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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