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나라서 다혜만 잃었다면 전 이사 안 해요. 그냥 이 집에서 걔랑 살아요. 그런데 다혜 언니, 다정이가 있잖아요.”
막내딸을 잃은 어머니는 15년 넘게 살아온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힘들어서가 아니다. 아침마다 동생 없는 집에서 눈을 뜨는 일이 악몽이라는 큰딸 다정이를 살리기 위해서다.
어머니는 막상 이사를 결심해놓고서도 막내딸 다혜만 떼어놓고 가는 것 같아 눈물을 쏟고 만다.
2014 EBS 다큐프라임 9부작 ‘가족쇼크’는 17일과 18일 밤 9시50분에 각각 방송되는 1부 ‘나는 부모입니다’와 2부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를 통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1부 ‘나는 부모입니다’에서는 단원고 2학년 부모 96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묻고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지난 5월 안산 합동분향소와 유가족 대기실을 찾은 ‘가족쇼크’ 제작진은 희생자들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어렵게 촬영을 허락받은 후 6개월간 96명의 부모님들을 인터뷰했다.
2부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는 희생자 가족들의 일상을 주로 담았다.
세상을 떠난 강혁 군의 누나인 유미 씨는 “전 살아 있는데 혁이가 없으니까 항상 미안하다”고 말한다.
장사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돌봤던 그는 힘들어하는 부모님 마음을 알기에 울지도 않고, 힘든 내색도 않는다.
고(故) 임세희 학생의 어머니는 자신이 속상해할까 봐 손녀 이름조차 말하지 않으려 조심하는 친정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아직은 딸을 잊을 수 없다.
제작진은 “아이를 잃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버티는 것은 곁에 남은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레이션을 한 가수 이은미는 녹음을 시작하자마자 결국 눈물을 쏟았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9부작 ‘가족쇼크’는 2011년 ‘마더쇼크’와 작년 ‘파더쇼크’에 이은 가족 쇼크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2014년 대한민국 가족은 행복한지를 물으면서 부모와 자식, 독신자, 이주민 등 다양한 시선을 통해 우리 시대 가족의 본질을 짚어본다.
3부 ‘마석, 집으로 가는 길’은 국내 최대 가구공단인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을 배경으로 이주 노동자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