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오락실을 단속하는 경찰관의 차량에서 거액의 돈뭉치가 발견돼 경찰이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해당 경찰관은 어머니 돈을 잠시 맡아둔 것일 뿐 입출금 내역서 등 모든 해명 자료가 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25일 대전 둔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1시께 대전 유성구 하기동 한 도로에 세워져 있던 둔산경찰서 소속 A 경사의 차량 안에서 거액의 현금이 보관돼 있는 것을 경찰청 감사반원들이 발견했다.

감사반원들은 A 경사가 오락실 업주들로부터 금품을 받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하던 중 그가 음주운전하는 것을 목격하고 조사하다가 차량 안에서 돈뭉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된 돈은 5만원권 현금 10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돈이 발견됐을 당시 A 경사는 ‘어머니의 돈’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돈이 불법 오락실 업주들에게서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시 A 경사의 차량 주변에서는 대포폰으로 보이는 전화기도 발견됐다.

경찰은 조만간 A 경사를 상대로 돈의 출처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A 경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머니가 식당을 하다 신용불량자가 돼 어머니 대신 돈을 관리해 왔다"며 "은행 입출금 내역서는 물론 어머니 돈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A 경사는 백화점 상품권에 대해서도 "최근 승진하면서 어머니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점퍼 하나 살 생각에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포폰이 발견된 것에 대해 A 경사는 "내 차에서 발견된 것도 아니고 도로에서 발견된 것일 뿐"이라며 "대포폰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은 돈뭉치가 발견된 것과 별도로 당시 A 경사의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결과 0.047%이지만, 위드마크 공식(음주 때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공식)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둔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발견된 돈이 부정한 돈이라면 본청 감찰반이 압수하지 않고 돌려줬겠느냐"면서도 "돈은 본청에서 조사할 사항이고, 음주운전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적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치영기자 sunab-46@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