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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들에게 필요한 기음식 ‘송화백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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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1.26 18: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하늘은 이불이요 대지는 자리로다 / 태산을 베개하고 구름을 병풍 삼네 / 저 달은 촛불이요 바다는 큰 술잔 / 얼큰히 대취하여 자리 털고 일어나 / 어깨춤 덩실덩실 추려고 하다말다 / 행여나 장삼자락 곤륜산에 걸릴레라” 이는 서산대사와 쌍벽을 이룰 만큼 뛰어난 법력의 진묵대사 선시(禪詩)입니다. 진묵대사는 석가모니의 소화신(小化身)으로 추앙 받을 정도로 법력(法力)이 출중하였으며, 술에 관한 기행이나 설화도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스님으로 진묵대사가 수왕사에서 빚어 마시던 비법의 술 ‘송화백일주’는 400년 법손인 수왕사 주지 벽암 스님이 이어받아 빚고 있습니다.
 
벽암스님은 열두 살에 출가해 열일곱 살부터 수왕사에 머물면서 술을 담가 온 지 30년 만인 1994년 송화백일주 양조법으로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1호에 지정된 이래 1998년 민속주품평회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대통령의 설 명절 선물로 뽑히는 등 그 신비한 술맛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송화백일주는 조선시대 장계향의 ‘음식디미방(1679)’과 최한기의 ‘농정회요(1830)’와 서유구의 ‘임원십육지’에도 나오는 유래가 깊은 술입니다. 
 
스님이 술을 빚는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부터 절에서는 술을 곡차라 하여 절마다 전통술이 있었으며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등 큰 절에는 그 절의 독특한 행사용 법주가 있었습니다. 특히 깊은 산 속의 차디찬 바위에 앉아 수행을 하는 스님들은 고산병 위장병, 냉병 같은 여러 질병이 찾아오는데 이러한 때에 곡차 한 모금은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곡차는 선승들에게 필요한 기(氣)음식의 하나로 예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송화백일주는 찹쌀과 멥쌀, 누룩을 원료로 송홧가루를 섞어 발효 증류시킨 뒤 여기에 솔잎과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등의 한약재, 꿀을 넣고 여과한 다음 100일 동안 저온 숙성해야 얻을 수 있는 귀한 술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송화백일주는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솔향이 입안에서 은은하게 지속되는 명술입니다. 한편 벽암 스님은 송죽오곡주도 빚는데 이 술은 찹쌀과 오곡, 누룩에다 솔잎, 댓잎,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국화로 빚습니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는 40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가 벽암스님과 조의주 기능전수자 손끝에서 농익어 가고 있습니다.                  
 
<김영조 푸른솔 겨레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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