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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늘 투표, 조합원이 주인되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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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10 16: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오늘 치러진다.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에선 조합장 217명을 새로 뽑는다. 단독 출마한 30명은 당선이 확정됐다. 두말할 나위 없이 조합의 운명이 갈린 선거다. 조합과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이익에 눈이 먼 ‘정치꾼’이 아니라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봉사하고 지역사회의 공익을 우선시하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농·수·축협과 산림조합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한꺼번에 치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과열·혼탁 선거의 대명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선거운동은 끝났다. 조합원의 의지와 지향이 바르게 반영되는 일만 남았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불·탈법 행위가 난무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에선 8일까지 78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고, 충북도 32건의 불법행위가 단속됐다. 이에 따라 당선 취소자가 수두룩할 거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불법 행위를 한 후보를 가려내야 선거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불·탈법으로 당선된 조합장이 조합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뻔하다.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자신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남용·악용하며 비리에 개입할 개연성이 크다. 지역사회와 경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지역주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농어촌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지는 조합원들이 잘 안다. 농·수·축산 부문이 대폭 개방됨에 따라 이들 분야 종사자들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농어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어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조합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탈법 선거운동으로 인해 당선이 취소되면 그야말로 낭패다. 조합의 망신, 수치가 문제가 아니라 조합 발전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지역사회까지 혼란을 겪게 된다.

농어촌은 혈연의식이 강한데다 후보자들이 서로는 물론 조합원들과도 지역사회 및 학교 선후배 사이인 경우가 많아 조합원들이 후보자의 능력보다 정과 인연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지연·학연·혈연에 흔들리지 말고 후보자의 자질을 따져 조합의 변화와 혁신,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참일꾼을 뽑도록 명심해야 하겠다. 사사로운 감정에 끌려 맹목적으로 기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끝을 내자.

조합장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내실 있는 조합 운영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소득을 높여야 하며, 사심을 버리고 농촌 발전과 조합원 복지를 위해 몸 바쳐 봉사해야 하는 자리다. 때문에 농어업인을 대변하고 금융에 대한 안목과 농수산물 유통을 선도할 능력을 가진 조합장을 뽑는 일이야말로 조합원 자신들을 위한 일이다.

누가 뭐라 해도 농수축협의 주인은 조합원이요 농어민이다. 조합원들은 오늘 그 출발선상에 서 있다. 제대로 된 조합장을 선출하고 그 조합장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오직 조합의 실질적 주인인 조합원만이 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조합의 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것은 조합원이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어민들이 진정한 조합의 주인으로 서게 될 때 조합이 정부의 시녀나 자본의 손발이 아닌 농어민을 위한 농어민의 조합으로 변화할 수 있다. 오늘 조합원 한명 한명의 표심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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