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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전자발찌(?) 채운다고 총기사고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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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12 17:0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달 25일 아침. 세종시 한 편의점에서 에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총기 사고가 있었다. 전 내연녀와의 금전 문제였다. 전 내연녀의 오빠, 아버지, 현재 내연남 등 세 명이 살해됐고, 본인은 자살로 끝을 맺었다.

이틀 뒤 경기도 화성에서 70대 동생이 80대 형과 형수 그리고 출동한 파츨소장이 숨지고, 역시 본인도 자살로 끝났다. 역시 형제간에 금전문제였다. 세종시 총기 사건과 많이 닮은 점이 있다. 새벽에 엽총을 반출해 아침에 저지른 사건이었다.

지난 7일 김포에서도 총기 사건이 났다. 폭행전과 6범의 피의자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부인 명의로 된 공기총으로 이종사촌 동생을 위협하다가 천정을 향해 1발 발사했다. 자칫하면 인명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총기 소지가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에도 개인 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서서히 총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16만3664정의 총기가 허가를 받고 돌아 다닌다. 이 중에 주로 개인이 소지할 수 있는 총기인 공기총만 해도 9만6295정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사건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이틀 간격으로 8명이 총기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특히 세종시 총기 사고 후 경찰은 “총기의 반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큰 사고 후에 문제가 없었다는 경찰의 발표는 일견 정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분히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엽총은 경찰이 관리를 하는데도 커다란 총기 사고가 두 번이나 났고, 더 큰 문제는 공기총이다. 개인이 보관하는 공기총은 더 위험한 총기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공기총을 개조할 경우 일일이 찾아내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단속할 방법도 없다.

잇단 총기 사고로 경찰은 고육책으로 긴급 대책을 내놨다. 경찰은 총기에 위치추적기인 GPS를 달고, 총기 입출고 시간도 3시간으로 단축한다. 또, 수렵기간을 마치고 두 달동안 총기 소지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가정폭력이나 이웃 간 다툼 등으로 112신고가 접수된 총기소지 허가자 중 폭력행위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일선 경찰서 심의위원회가 총기 수거를 결정한다고 한다.

살상력이 높지 않은 구경 5㎜ 이하 공기총은 평소 개인이 보관하고 있는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들 공기총 소지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강화한다. 현재 총기소지 결격 사유는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 7가지다.

경찰은 더 나아가 폭력행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개인의 총기소지 허가 자체를 취소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도 개정한다. 현행법은 일단 총기소지 허가를 받으면 갱신기간인 5년간 총기소지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총기소지 허가를 취소할 수 없지만 법령이 개정되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지 않은 총기 소지자라도 폭력 성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개인이 수렵 총기를 입출고할 수 있는 경찰관서를 '총기소지자의 주소지 경찰관서'와 '수렵장을 관할하는 경찰관서'로 제한할 방침이다. 현재는 수렵 총기를 전국 경찰관서 어느 곳에나 편할 때 입출고 할 수 있다. 총기관리와 함께 수렵에 사용되는 실탄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수렵지역에서만 불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기소지자의 허가 갱신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총기 보유가 우리보다 자유로운 외국에서도 그런 일들이 이렇게 자주 벌어져서는 곤란하지만 우리나라는 총기 소유가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그동안 총기 안전국으로 여겨져 왔다. 총기 보유와 관련한 규정은 엄격하지만 허술한 구멍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같은 총기 관련 사건과 사고가 이어진다면 그 법을 개정해서라도 다시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맞다. 총기는 소지 허가 단계에서부터 허가를 절차를 한층 엄격하고 치밀하게 해야 하고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질주의의 팽배로 인해 총을 들게 한 우리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을 고쳐나갈 수 있는 인간성 회복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정완영 편집국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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