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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대전광역시에 없는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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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4.13 17: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 주말 서울에 강의를 갔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서울역 대형마트를 방문했다. 낮 시간이라서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중국관광객들이 화장품 코너 등에 몰려서 상품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몇 년 전에는 일본관광객들로 붐볐던 곳이 중국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바뀐 점이었다. 그래도 긴 홍보 띠를 허리에 두른 70대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일본어 회화가능이라는 표식을 하고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본관광객들도 상당수 방문한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추계한 2014년 통계자료를 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관광객 수는 2012년 1000만을 돌파한 뒤로 1402만 명에 이르고 있다.

대전에 내려온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아서 많은 곳을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광역시와 달리 대전에는 없는 것들이 많다. 우선 외국관광객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도시의 규모에 비해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만,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외국관광객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더욱 기이하다. 그만큼 대전시의 도시적 매력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 동시에 지자체 직원들의 마케팅 능력의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광동기에 대해 댄((Dann)을 비롯한 학자들은 도심에서의 탈피나 휴식 등의 ‘미는 힘(push factor)’과 해변, 쇼핑, 역사적인 문화재에 대한 매력 등 ‘당기는 힘(pull factor)’을 거론한다. 밀과 모리슨은 매슬로의 욕구이론을 응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도시가 주는 ‘관광적 흡인력’을 최고조로 유지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대전은 주변에 공주나 부여 등의 백제문화재를 포괄하고 있고, 유성온천과 이응노미술관 등 도시적 정취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1박 2일 정도의 관광 코스를 제대로 개발하여 마케팅을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최근 대전시와 충청권관광진흥협의회가 공동사업으로 중국 청도, 대련, 심양시에서 관광설명회를 가지는 등 해외마케팅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에 기대를 해본다. 또 작년부터 중국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예산 덕산온천과의 협약에 의한 휴양형 대전 의료관광도 좋은 마케팅 전략으로 생각된다. 그 외에도 대형 영화사와 손을 잡고 영화세트장을 건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 하나 대전에 없는 것이 있다. 대전으로 들어올 때나 자가용으로 둔산 등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를 때, 봄 냄새를 느낄 수 없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생각된다.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 비해 조경에 있어서 특징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전시의 꽃은 ‘백목련’으로 지정되어 있다. 둔산의 대전시청 인근의 시민공원을 조성하여 백목련을 대량으로 심어 ‘백목련 축제’를 펼쳐 대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텐데 그러한 구름관중을 몰아오는 발상의 전환이 없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예를 들자면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4월 10일부터 일주일간 시행하는 ‘여의도 봄꽃 축제’를 거론할 수 있다. 왕벚꽃 1641그루를 비롯해서 13종 8만7859 포기의 봄꽃이 만개한 가운데 10여 만 명의 관람객들이 몰려든다. 둔산대로에 개나리거리나 벚꽃거리, 목련거리 등을 만들어 조경에 신경을 쓰면 도시미관에도 좋고 봄놀이 상춘객을 모아서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대표적인 먹거리 문화가 없다. 인간 결핍의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는 식욕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5욕을 들고 있다. 수면욕, 성욕 등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움직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영양소는 식욕을 통해 보충하게 된다. 요즈음 1인 가구의 증가로 ‘나 홀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요리를 배우는 20대 남성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재미있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학교 요리 동아리 ‘쿡앤’은 올 신입생들의 인기폭발로 예년의 3배에 이르는 140 여명의 신입생을 뽑았다고 한다. 블로그에 창의적인 레시피를 올리는 20대들도 많다. 프랑스의 파리나 이태리의 로마, 밀라노 등지의 도시들에서 양파수프, 코코뱅, 파스타 등을 먹는 것이 하나의 여행문화가 되듯이 대전에도 대표적인 먹거리를 선정하여 대대적으로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 전주의 ‘비빔밥’, 통영의 ‘굴국밥’, 대구의 ‘따로국밥’ 등의 도시를 상징하는 먹거리가 요구되지만, 현재의 대전에는 사계절을 아우르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문화의 브랜드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대전의 결핍을 해소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이 곧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태상 한국방송대 대전·충남지역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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