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 대전마케팅공사에 이어 오세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의 ‘청문간담회’를 통한 낙마 후 김근종 내정자에 대한 대전시의회의 청문간담회가 지난 6일 진행됐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철저한 검증과 꼭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방선거 후보 시절 대전도시공사 등 대전시 산하 4개 공기업 수장을 시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겠다고 공약해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었다.
지난해 8월, 첫 번째 청문간담회 대상인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인사청문회는 시일이 촉박하고, 제도적 미비 등으로 인해 시의회가 아닌 대전시주관으로 치러져 수박 겉핥기식으로 도덕성과 전문성, 능력 등을 온전히 검증하지 못하고 임명됐다.
대전시의회가 주관이 된 지난해 11월 두 번째 이명완 마케팅공사 사장에 대한 청문간담회에서 청문 위원들은 작심한 듯 도덕성과 전문성, 운영능력 등을 거론하며 내정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청문위원들은 이 내정자의 출신과 대전에 대한 기본 지식·자격요건·(주)리디앤코 경영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이 내정자가 (주)리디앤코를 운영하면서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한국지사 사무실을 이용한 점을 지적하며 도덕성 결여를 질타했다.
청문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파헤침으로 이명완 사장의 ‘도덕성’이 임명에 걸림돌이 되면서 경영 능력과 자질 또한 의구심으로 남아 임명에 ‘부적격’이 되는 듯 했지만 대전시의회는 청문간담회 결과, 도덕성 및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적격 판단’을 통보하면서 이명완 내정자가 제 2대 마케팅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역시나 기대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는 ‘청문간담회’의 한계는 정해져 있는 결론을 향한 과정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나름대로 내정자의 면면을 살펴봤다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지난 3월,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오세은 한밭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가 내정돼 세 번째 청문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제껏 진행된 청문간담회의 결과로 미루어 임명을 위한 수순 정도로 알고 큰 기대 없이 지켜봤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은 하수종말처리장, 정수원, 월드컵 경기장 등 대전시 24개 기관을 관리하는 일로 환경관련 분야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대부분이었던 오 내정자가 수장이 되기에는 그리 녹록해보이지는 않았다.
결국,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 전문성 부족, 업무추진능력 및 도덕성이 걸림돌이 돼 청문감사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위원 중 5명의 반대로 ‘부적격’의견으로 대전시에 통보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황에서 권선택 시장이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이었지만 권 시장은 약속한 대로 “시의회 청문간담회의 뜻에 따라 오세은 후보자의 내정을 최종 철회한다”고 결론 졌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대전시의회의 ‘청문간담회’가 권 시장의 ‘약속’과 맞물려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지난 4월 시설관리공단 후보자 재공모를 통해 김근종 건양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가 내정돼 지난 6일 청문간담회가 진행됐다. 김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한림전문대 호텔식당경영학과 조교수, 한국의료관광호텔업협회장 등을 지내고 1998년부터 건양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그야말로 ‘호텔관련 전문가’다.
모두가 원하는 ‘시설관리 전문가’는 아닌 듯 해 청문간담회에서의 많은 논란이 예상됐다. 심지어 “고르다 고르다 삼베 골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세은 내정자 청문 때와는 달리 정곡을 찌르는 송곳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호텔 전문가’를 ‘시설관리 전문가’로 질문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문성, 도덕성, 조직운영능력 검증 등 한 가지도 이뤄진 것이 없이 맥빠진 그야말로 ‘간담회’ 형식에 그쳐 ‘부적격’의견을 제시할 명분을 잃었다.
바로 전 시의회가 오세은 내정자에 대한 ‘부적격’의견을 받아들인 권 시장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근종 내정자에게는 ‘호텔 전문가’에서 ‘시설관리 전문가’로 탈바꿈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대전시의회에게는 ‘청문간담회’의 근본 취지를 잊지 말고 ‘진정한 청문간담회’를 만들어 가는 단단한 초석을 쌓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선치영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