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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문턱 캄보디아 고아청년, 대전에서 희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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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5.21 16:45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충청신문=대전] 정완영 기자 = 당뇨 합병증이 심해져 발이 썩어 들어가고, 점점 시력도 잃어가며 죽음만 기다리던 23살의 캄보디아의 고아 청년 림 브에스나(LIM, VEASNA)가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의 배려로 한국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고 있다.

림 브에스나의 딱한 사정을 들은 대전성모병원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치료 비용 일체를 부담하기로 하고 지난 9일 입국시켜 12일부터 치료를 하고 있다.

중국계 캄보디아인인 림 브에스나는 7년 전 부모가 교통사고로 동시에 사망한 뒤 형제자매도 없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혼자 살아 왔다. 중학교만 졸업한 그는 학업도 중단한 채 경비일 등을 하다 10여 년 전부터 앓아온 당뇨가 심해지면서 직장도 그만둬야 했고 어렵게 살아 왔다.

2012년 시하누크빌성당 관계자에게 발견돼 프놈펜의 가톨릭이 운영하는 엘리사벳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괴사가 심해 오른쪽 발가락 3개를 잘라내야 했다.

오랜 진료로 병원 생활을 계속 할 수 없어 지난해부터 다시 시하누크빌성당에서 살고 있는데 다시 병세가 악화돼 다시 괴사가 왔고 시력까지 나빠졌다. 또한 오랜 당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신장도 많이 나빠져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간 대전교구 하기동성당 교우들이 딱한 사정을 알게 됐고, 귀국 후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에게 이야기가 전해 졌다. 유 주교는 흔쾌히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대전성모병원에서 무료로 치료할 수 있도록 주선했던 것.

림 브에스나는 “의료 선진국인 한국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자신은 물론 대부분의 캄보디아인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인데 여기까지 오게 된 기적 같은 일에 대해 신께 감사드린다”며 “빨리 세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가 끝나고 돌아가면 자신이 중국계인 만큼 중국어를 좀 더 배워 중국회사에 취직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갈 생각이라며 희망에 부풀어 있다. 또한 많은 한국인들이 그를 위해 정성으로 애쓰는 것을 보며, 그는 고아로 외롭게 살던 자신도 누군가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봉사활동을 갔던 하기동 본당 신자들은 림 브에스나를 위해 한국에 입국을 위한 수속비용과 항공료 그 밖의 부대비용을 부담한다.

입원치료가 끝난 뒤 통원치료를 할 때는 대전시약사회의 홍종오 총회 의장이 처방약과 의료 기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귀국할 때에도 일정 기간 필요한 의약품을 확보해 전달해 줄 계획이다.

병실간호를 위해서는 건양대 간호대 동아리인 여성건강연구회 4학년 학생들이 2인 1조로 매일 봉사를 하고 있고, 대전교구에서는 캄보디아어 통역도 알선해 매일 의료진과 환자와의 소통을 돕고 있다.

한편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가 림 브에스나의 병실을 방문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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