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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예술의전당, 기획전시 ‘예술혼의 기억들’展 개최

7월 7일부터 8월 23일까지…고영훈, 김선형, 오은희, 이수경, 이진용, 정종미 작가 등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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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6.28 15:31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 예술혼의기억들-정종미 미인도

[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재)천안문화재단(이사장 구본영)은 고미술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 해보는 취지의 ‘예술혼의 기억들’展을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마련한다.

7월 7일부터 8월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고미술의 전통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소재와 기법을 이용해 전통과 현대의 소통과 융합을 만나볼 수 있다.

고영훈, 김선형, 오은희, 이수경, 이진용, 정종미, 진현미, 허정호 작가들에 의해 새로이 탄생한 현대작품들이 시대를 넘어 한자리에 선보인다.

고영훈은 ‘극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오랜 세월동안 돌, 책, 꽃, 달항아리, 분청사기, 청화백자 등 사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 현대화단의 주목을 받아 왔다.

하얀 백자를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렸던 그의 도자기 그림은 이제 윤곽이 흐릿해졌다.

전시장에서 또렷한 항아리 그림과 함께 점차 뿌옇게 흐려져 화폭 속으로 소멸해가는 항아리 그림이 나란히 배치됐다.

환영이 실재가 되고, 실재가 환영이 되는 지점을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김선형은 조선시대 사랑 받았던 청화백자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의 생명력과 기운을 푸른 색감과 자유로운 필획으로 표현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푸른색, 작가는 푸른색에 대한 부단한 연구로 몇 가지 안료를 섞어 맑으면서도 힘 있는 청색을 자유자로이 표현하고 있다.

또 단지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옛 청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는데 의미를 담고 있다.

오은희는 견에 니금 작업이라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역사적 인물의 초상을 표현해 낸다.

견에 먹을 흠뻑 적신 후 가느다란 실선의 교차 속에서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조선시대 인물인 ‘김정호’와 ‘부용’의 초상을 그려 넣는다.

작가는 김정호와, 부용의 이미지를 금이라는 화려한 소재로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하고 있다.

이수경은 버려진 도자기의 깨진 조각들을 모아 전통적인 도자기 보수 방식인 금박이 더해진 ‘번역된 도자기’를 선보인다.

백자나 청자의 파편들이 섬세한 금박의 선으로 연결되면서 더 이상 쓸모없는, 버려진 파편이 아닌 작가의 정성과 노력으로 예술혼이 다시금 부활하게 된다.

이진용은 새로운 ‘활자 Type’연작을 통하여 독창성과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틀로 넣어서 만든 낱낱의 캐스팅에 한지를 감싼 다음 그 위에 붓으로 새겨 넣는 글자체는 활자본을 연상케 한다.

그의 타이프 시리즈는 인류 문자의 기원처럼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낱개의 무수한 활자들이 조합되어 표현된 부조형식의 작품은 작가의 고행을 짐작해 한다.

정종미는 사라져가는 전통재료를 새롭게 발굴, 해석하고 이것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특히 그는 보자기, 자수 등 규방문화에서 채색 전통의 맥을 되살리려고 노력해 왔다.

직접 만든 안료를 역시 손수 제작한 종이에 작업을 함으로써 자연의 색, 한국의 색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 색감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진현미의 ‘겹’시리즈는 겸재정선의 ‘인왕채색도’를 연상케 한다. 그는 산수화를 3차원의 입체 공간에 표현함으로써 전통의 현대적 해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 수묵의 먹의 농담이 들어간 한지를 찍어서 필름(혹은 아크릴)에 붙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낱장의 필름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되면서 반복적인 ‘겹’이 생성되는데 겹겹의 필름이 만들어낸 검은색 실루엣은 독특한 산수로 재탄생 되었다.

허정호는 문자나 한글, 영문자로 구성된 단어나 문장으로 그림을 그려나간다.

거대한 화면을 깨알 같은 글자로 채워가는 그의 작업방식은 집착과 인내력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전통 산수라는 주제에 현대적 문자라는 소재를 이용해 표현된 그만의 산수화는 뛰어난 소묘능력과 철저히 계산된 화면구성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저마다 색깔을 달리 가지고 있으나 전통미술의 예술혼에 뿌리를 두고 있는 8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색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다.

또 전통적인 소재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된 작업을 통해 그들의 삶과 작업에 대한 열정, 작업방식 등을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

현대미술이 동시대의 철학과 문화를 보여준다면 고미술은 오랜 세월 자연과 삶의 정성 어린 손길이 만들어낸 결과물 일 것이다.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이 준비한 전통과 현대미술이 융합된 ‘예술혼의 기억들’展을 통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현대미술로 재구성된 고미술의 단아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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