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노화와 수명 조절에 주요 역할을 하는 새로운 효소를 발견하여 장수의 꿈에 다다를 수 있는 또 다른 실마리를 제공했다.그동안 노화 조절에 대해 DNA나 단백질 차원에서의 연구는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RNA의 구조과 기능에 근거한 노화 조절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미하였다. 본 연구는 RNA의 구조와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RNA 이중나선분리효소가 수명 조절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힌 연구이다.
연구팀은 이들 RNA 이중나선분리효소 중에서 HEL-1이라는 특정 효소의 기능을 자세하게 연구한 결과 이 효소를 야생형에서 과다 발현시킬 경우 수명을 최대 18% 증가시켜 주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일반 야생형에 비해 2배 이상 오래 사는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HEL-1 효소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시켜줄 경우 수명이 약 39%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HEL-1이 특히 인슐린 신호 조절을 통해 작용함을 알아냈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인슐린 신호 경로가 수명 조절 유전자 수용체(DAF-2)를 통해 활성화 되면 수명이 짧아진다. 이는 FOXO 전사 조절인자2)가 수명 연장에 중요한 유전자들이 RNA로 전사되는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HEL-1 효소가 이 FOXO 라는 수명 연장 조절자를 활성화시키고 상호작용을 하여 수명 연장을 유도한다는 실험결과를 얻었다.
흥미로운 결과중 하나는 HEL-1 의 수명 연장 기능이 모든 조직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장 조직에서 작동하고 근육이나 피부조직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장수에 기여하는 단백질을 찾고 노화 조절 물질을 개발하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수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 밝혀진 HEL-1 효소 단백질, 그리고 HEL-1과 상호작용하는 FOXO 전사조절인자는 사람을 포함한 많은 생명체에서 진화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단백질들이기 때문이다.
남홍길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는 노화와 수명의 조절 기전에서 기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RNA 구조 및 기능 변화를 통한 노화 와 수명 조절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진화적으로 생명체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 기전인 만큼 사람의 노화 및 수명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