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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절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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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7.30 18: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우리사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준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잘못중의 하나가 교육분야라는 것이 요즘 여실히 드러나는 그런 시기다. 청소년 실업문제가 국제적 망신거리로 등장할 만큼 OECD국가중 하위권이라는 점이 그렇다.

교육시스템이 잘 못됐다는 이같은 지적은 그러나 한 부분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개선노력은 저조한 것이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이런 문제는 곧 그릇된 교육교재의 사용으로부터 입시만을 위한 편향된 교육,졸업후 진로가 보이지 않는 시스템 부재 등 총체적 문제가 청소년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사회는 그 해답을 찾지못하고 있다.

우선은 국정교과서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지속해 왔던 국정교과서 한국사문제가 촉발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정치권으로까지 비화되고 국민간 불신만 키우는 계기가 됐지만 이 하나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학자금 문제다. 사회가 온통 카드사용이 현실화되어 있지만 등록금을 카드로 받지 않는 대학이 전국에서 절반이나 차지한다.

뿐만 아니다. 사학관리도 제대로 안돼 해마다 때마다 등록금만 올라가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등록금의 치솟는 급등을 사회가 제어하지 못하고 또 바른 해답을 찾지 못하면서 이제 한 가정에서 대학자녀를 한 명도 온전하게 감당치 못하는 사회가 됐다.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농가에 키우는 소한마리는 자녀의 대학을 책임지고 가족의 생계를 지켜주었던 큰 위안이었다. 하지만 지금 소 열마리가 이를 감당해야 하고 송아지를 낳아도 이전 우리 부모가 가졌던 꿈은 사라진 지 오래다.

치솟는 물가와 함께 뛰는 학자금과 사교육비는 이런 우리 사회의 조롱거리로 등장했다. 자녀가 빌린 학자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또 다음 학기의 등록금을 위해 휴학과 취업현장을 맴돌아야 하는 그런 우리 사회에 교육의 전당으로 보였던 선망의 대상 대학 상아탑은 없다.

뿐만 아니다.대안없는 취업에 대한 불안으로 이제 대학은 이전 우리 기성세대가 자랑했던 그런 자긍심도 또 그이상의 어떠한 의미도 사라지고 이젠 단지 졸업장이라는 간판쯤으로 전락해 있다.

참담한 현실에 대안없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이 땅의 다음세대를 위한 기성인들의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오늘의 대학교육 현주소다.

군대를 다녀와 복학을 미루고 청원경찰을 해야하는 한 대학생의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그 대학생은 "군대를 갔다오니까 그 사이에 경기가 악화돼 집에 부담이 되기 싫어서 혼자 이렇게 생활비라도 벌어보고자 일을 시작해야 했다"고 술회했다.

능력에 부치는 부모를 원망치 않고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적응을 위해 짐지우는 자녀들이 안쓰러운게 요즘 상황이다.

이 복학생은 그동안 받아 온 네번의 학자금을 제때 갚지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었으며 밀려드는 학자금 부담으로 모든 강의를 야간으로 돌리고 낮에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한다.

지금 대학에 다니는 우리 자녀들은 대다수가 낮에는 강의를 듣지만 오후와 저녁시간에는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몇 년전 정부가 성년이 되지 못한 자녀에게 부모보증없이 빌려쓸 수 있는 학자금을 법으로 제도화하려 했지만 이것이 국회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생겼다.

국회는 민법의 조항과 배치된다하여 이를 허용치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런 상황이 자녀에게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 해답을 찾기가 쉽지않다.더구나 막상 대학을 졸업해도 수백대 일의 관문을 넘어야 하는 취업이 부담스럽고 또 대학원을 진학해 더 많은 공부와 기회를 만들자니 이 역시 학자금부담이 앞을 막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또 다른 부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통해 사회재기의 길이 막혀있으며 또 막상 대학마저도 전문화의 길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많은 노력을 통해 교육의 선진화를 외쳐왔지만 그 결과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음을 이제라도 인정해야 한다.후진적 교육시스템이 남은 희망과 꿈마저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의 장래를 심히 걱정하고 있다. 어떻게든 재임기간중이라도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웃음기 사라진 얼굴엔 걱정과 한숨으로 채워진 고뇌마저 어려있어 보인다.

희망은 곧 절망의 반대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자녀들이 믿고싶어 하는 현실이다. 희망의 반대말은 포기라야 오히려 맞다.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이 있다는 사실도 새로운 동기원이 될 것을 믿는다면 절망이라는 전차를 이제 희망이라는 전차로 옮겨 타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박희석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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