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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국기와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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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8.05 17:2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종 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요즘 길을 걷다보면 푸른 가로수와 어울린 태극기의 휘날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제헌절부터 광복절 까지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6월 초부터 70일간 국기 게양 운동이 벌어져 이젠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태극기 거리 만들기’, ‘나라사랑 거리’ 등 이름도 거리도 마음에 든다.

반갑고 좋은 현상인데 조금은 마음이 쓸쓸하다. 그간 우리는 얼마나 국기를 소중하게 여겼는지? 나라 사랑이라는 말을 얼마나 마음속에 되새겼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태극기는 관공서나 게양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난 4월에는 누군가가 태극기를 불태우는 모습이 뉴스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학부모뉴스24의 한 학생기자는 지난 현충일 국기가 게양되지 않은 아파트의 사진을 찍고, ‘현충일이 맞아요?-조기 게양 너무 적어요’라는 기사를 썼다. 어른으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70년대에는 국기 하강식이 있었다. 오후 6시 애국가가 울리면 행인들은 모두 멈추어 서서 하강되는 국기를 보면서 엄숙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했다. 하지 않거나 걸어가면 경찰에 단속되기도 했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엄숙한 애국가 제창 장면이 나온다. 물론 그 당시 군사 정권에 의한 강압적 애국심 고취는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요즘의 세태와 더불어 비교해 보면 국기에 대한 예절과 비례하여 애국심이라는 것도 전보다는 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깃발은 조직된 사회의 표시이다. 나라에는 국기가 있다. 상징이다. ‘라 마르세이유’-프랑스 국가에는 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운 깃발이야기가 나온다. 그 깃발은 프랑스 국기인 자유, 평등, 박애를 나타내는 삼색기가 되었다. 각 나라마다 특징 있게 국기에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국기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바로 나라 사랑의 구체적인 행동이 아닐까?

국기를 사랑하고 애국하자는 것이 국수주의가 되자는 말이 아니다. 이 땅에 살면서 최소한의 국민적 의무를 하자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나라를 사랑하고 국기와 국가(國歌)를 존중히 여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5년 년 필자가 학교에 근무할 무렵 초등학교 1학년을 담임한 적이 있었다. 3월 말 학부모들의 자녀 관심을 해소하기 위하여 요즘의 학부모 수업참관 같이 학부모 초청 수업 공개를 실시해 본적이 있었다. 수업은 국기 색칠하기-도화지에 국기 본을 인쇄해 주고 태극과 4괘를 색칠하는 수업이었다. 수업 후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필자는 뜻밖의 말을 들었다. 미국에 거주하던 학부모였는데, “귀국하면 우리 애가 애국심을 얼마나 기르게 될까 걱정했어요. 미국은 1학년 입학하면 철저하게 애국교육을 시켜요. 그런데 오늘 국기 그리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어요”라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교육에서 과연 미국처럼 애국 교육을 하는지 걱정스럽다는 말을 덧 붙였다. 그 분이 거주 했던 곳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곰곰이 되씹어 볼 말이었다. 어느 전직 국회의원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애국가도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었다.

국기-과연 국기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나라다. 국가다. 국기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과 같다. 국기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이 땅에 살 자격이 있을까? 이 땅에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국기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국민의 기본적인 자세는 아닐는지.

광복 70주년이다. 류관순 열사의 등사판 태극기,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의 피묻은 태극기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7월 말 부터 육군은 군복 오른쪽 어깨에 태극기를 붙이기로 하였다고 한다.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광복절은 거리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서 형식적이고 행사적인 것이 아닌 진정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종 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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